
[촌부의 단상]초롱불 밝히듯 더덕꽃이 피고, 김장배추 모종심기
더덕꽃이 피었다. 봄부터 가을까지 자라고 꽃이 피고
씨앗이 맺히는 일련의 과정을 살펴보는 재미는 아주
쏠쏠하다. 다른 식물도 그렇지만 특히 더덕은 효능이
좋은 약용식물이라 더 애착이 가고 자주 눈길을 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예전 도시에 살던 때에는 그저 몸에
좋은 먹거리로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산골에 삶터를
옮기고 나서 처음 몇 해 동안은 마을 사람들과 어울려
산을 다니며 더덕의 서식지, 서식 환경, 식별 방법을
배웠다. 주로 늦가을 낙엽이 지고 풀잎이 사그라지는
무렵에 다녔는데 처음에는 도저히 식별을 못해 그저
길없는 산을 운동삼아 마을사람들이 가는 대로 따라
다녔다. 차츰 나아져 2~3년 지난 다음부터는 혼자서
산을 누비고 다니곤 한다. 그때 캔 산더덕 중에 조금
작은 뿌리를 집주변에 심어놓은 것이 지금 산골집에
자라고 번식이 되어 군데군데 덩굴이 뻗어나고 꽃이
피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굳이 먼산까지 가지않아도
산더덕이나 다름없는 더덕을 집주변에서 캐먹는다.
더덕은 전국 어디서나 숲속에서 자라는 초롱꽃과의
여러해살이 덩굴성 야생초이다. 줄기가 다 자라게
되면 거의 2m 정도는 족히 될 것이며 온갖 물체를
감고 올라가는 습성이 있다. 뿌리는 자랄수록 차츰
비대해져서 방추형 모양을 하고 있다. 잎을 살펴보면
가장자리가 밋밋하고 어긋나게 보이지만 짧은 가지
끝에 4개의 잎이 서로 붙어서 마주나기 때문에 모여
달린 것처럼 보인다. 이맘때 8월 중순이면 가지 끝에
아래를 향해 꽃이 피어서 종처럼 초롱처럼 달리는데
거의 9월까지도 볼 수 있다. 꽃잎이 하나인 통꽃으로
꽃부리 끝이 5개로 갈라져 있고 뒤로 조금 말린 듯한
모습이다. 꽃 색깔은 꽃잎의 바깥쪽은 연한 녹색이고
꽃잎 조각조각은 남색에 가까운 자색을 띠고 있으며
꽃 안쪽에는 자줏빛을 띤 갈색 반점이 많이 있다.
더덕꽃은 꽃잎이 하나로 된 통꽃이라 그런지 몰라도
여느 야생화에 비해 화려하거나 오묘한 느낌은 없다.
그렇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나름의 아름다움을 지닌
꽃이다. 진한 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꽃가루받이를
쉽게 할 수 있을 듯하고 진한 꽃내음을 낸다는 것은
수정의 매개체인 벌이나 개미를 꽃 안으로 유인하여
끌어들일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을 가진 꽃이 아닐까?
통꽃은 외부와 차단시키는 역할을 하여 다른 곤충의
방해를 받지 않고 잘 드나들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고
한다. 또한 꽃잎 안의 반점은 매개체를 암수술 가까이
유인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꽃향기에
이끌려 유인이 된 매개체인 벌이나 개미가 자유롭게
꽃잎 안으로 드나드는 과정에서 꽃가루받이가 형성이
된다고 한다. 그리고 나서 열매인 씨가 다 익어 여물게
되면 씨방 껍질이 벌어지고 그 사이에서 씨앗이 나와
흙에 떨어지면 다음해 봄에 새로운 더덕이 탄생한다.
더덕은 인삼에 버금가는 효능을 갖고 있어 사람들은
꽃말을 '성실, 감사'라고 하지않았을까 싶은데...
어제부터 내린 비에 땅이 촉촉하여 모종심기 알맞은
날씨라서 이른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밭에 나가 어제
사다놓은 배추 모종을 심었다. 굳이 많이 심을 필요
필요가 없어 반판만 심기로 했다. 조금은 이른 감이
없잖아 있지만 일찌감치 심어 적당한 크기로 자라면
솎아서 먹을까 싶다. 상추뽑고 정리해놓은 한고랑을
배추로 채웠다. 모종이 조금 남아 아직도 열려 익고
있는 토마토 나무 사이 여백에 몇그루를 심어놓았다.
모종이 아깝기도 하지만 머잖아 토마토 나무도 모두
정리하고 나면 배추가 자라는 데는 지장이 없을 것
같아서... 조금의 여유 공간도 활용하고 싶은 생각에
심어놓기는 하였는데 잘 자라게 될지는 모륵겠다.
엊그제 무우와 총각무우 씨앗 파종에 이어 배추도
모종을 심었으니 이제 가을채소 파종은 모두 끝났다.
땅과 하늘의 뜻, 촌부의 정성을 먹고 잘 자라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