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조카 딸내미와 소맥(燒麥) 한잔을...
격세지감(隔世之感)이랄까, 광음여류(光陰如流)라
할까? 영주에서 무더위를 피해 잠시 산골집에 쉬러
온 막내네와 함께 모처럼 집에 내려온 조카 딸내미와
술 한잔을 하였다. 흔히 말하는 소맥(燒麥)을 말아서
제 아빠와 셋이서 건배를 하는데 큰이모부인 촌부의
기분이 묘했다. 딸이 없어 녀석이 자라는 동안 조카가
아닌 친딸처럼 생각하며 함께 생활을 했었기에 더욱
더 감회가 깊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또한 딸 키우는
아빠들의 재미가 이런 것이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17년전 이곳 산골에 이사를 왔을 때 녀석은 초등학교
1학년이었다. 도시에서 태어나 흙에 손을 대는 것은
물론 강아지가 옆에 오는 것 조차 꺼려하고 겁을 내던
녀석이 어느새 세월이 흘러서 이제는 대학을 졸업하고
어엿한 숙녀로 장성하여 지금은 사회초년생이 되었다.
'아이들이 크는 것을 보면 내가 늙어가는구나!'라시던
옛날 어르신들의 말씀이 지금에서야 마음에 다가오고
실감을 하는 촌부이다. 조카 딸내미가 나이를 들어서
술 한잔을 같이하게 되니 기쁜 마음과 함께 세월이 참
빠르구나 하는 생각에 잠시 감회에 젖어보았다.
간밤에는 소나기성 비가 조금 내렸다. 그 비가 폭염을
조금이나마 식혀주었을까? 아침은 안개가 자욱하다.
아침 안개가 끼면 한낮의 더위를 예고하는 것이라서
오늘도 더우려나 보다? 비온 뒤의 습한 공기탓이라면
좋겠는데 그건 더위에 지친 촌부의 바람일뿐이겠지?
이제 입추도 지났으니 조만간 찬바람이 일겠지 하는
마음으로 장모님댁 앞뜨락 꾸미는 일을 시작해볼까?
간밤에 내린 비에 땅이 촉촉하여서 허브 Thyme을
옮겨심기에는 제대로 맞는 날씨가 아닐까 싶은데...
지난번 비가 내린 후에 시작하여 아직 마무리를 못해
지나다니면서 마음이 영 찜찜했는데 오늘은 기필코
깔끔하게 꾸며서 장모님을 더 기쁘게 해드려야겠다.
그러게. 애들 자라는 것 때문에 내가 나이 들었다는 걸 알게 되지.
소소한 일상을 이리 기록과 사진을 찍어 놓으니 나중에 아주 귀한
자료가 될뜻 하이.. 기자에게 알려야 겠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