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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밭에 침범하는 잡초는 즉시 아웃


2026년 5월 8일 금요일

음력 丙午年 삼월 스무이튿날


식물원 일을 나가야 해서 아침 일찍 일어났다.

습관이라 먼저 날씨부터 챙겨본다. 영상 8도,

아직 제대로 회복을 못하는 것 같다. 올봄에도

중순이 넘어야 농사에 적합한 날씨가 되려나?

바람이 꽤 분다. 팥배나무 꽃잎이 꽃비가 되어

흩날려 땅바닥이 온통 하얀 아침, 어버이날이라

꽃길 걸으라는 것인가?


오늘은 어버이날, 우리 나이에 부모님이 계시는

집보다 안계시는 집이 더 많겠지? 살아생전에

제대로 효도를 못함이 오늘같은 날이면 부모님

생각에 마음이 아프다. 생전에 조금이라도 더 잘

해드릴걸, 뒤늦게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그렇지만 부모님께 드렸던 아주 작은 효도 하나

그것을 하나뿐인 자식, 아들이 아비의 뒤를 이어

매주 토요일 저녁이면 안부를 묻는 전화를 한다.

자식에게 물려준 것 중 참 잘한 것이라고 할까?

어쨌든 아비와 달리 효성이 지극하여 우리에겐

소중하고 고맙고 대견스런 자식이다.


어제 저녁무렵 느닷없이 비가 내렸다. 하루종일

바람이 제법 불었고 하늘에는 구름이 잔뜩이라

우중충한 날씨이더니 결국 비가 쏟아진 것이다.

거센 바람에 데크 처마에 매달린 풍경(風磬)이

연신 울어댔다. 그래도 산골의 봄은 이어졌다.

꽃도 피고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는 봄의 모습은

아름다웠다. 그런가 했는데 비바람에 지금 한창

하얗게 꽃이 피는 팥배나무에서 꽃잎이 떨어져

흩날렸다. 희한하게 팥배꽃이 피면 시샘하듯이

비바람이 몰아치는 것을 한두 해 보는 보는 것이

아니다. 아름다운 모습을 좀 더 오래 보고싶지만

그저 마음뿐이고 바람일 뿐이다.


식물원 일을 나가지 않는 날도 바쁘긴 마찬가지,

밭갈이 한 것이 불과 얼마전인데 밭가에는 온갖

잡초가 기승을 부린다. 그냥 놔두어도 농사에는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농부의 눈에 거슬리는

것이다. 호미를 들고 나갔지만 그새 얼마나 깊이

뿌리를 내렸는지 힘들어 아예 삽으로 파헤쳤다.

그리고 흙을 탈탈 털어 내다버렸다. 보기엔 얼마

안되는 넓이인데도 불구하고 무려 한 시간이나

걸렸다. 밭에 잡초가 침범하는 것을 허락못하는

촌부라서 일망타진을 한 것이다. 그래봐야 얼마

못가 또다시 잡초들이 쑤욱 고개를 내밀겠지만...

두 군데의 작은밭 사이 야생화 밭에도, 그 옆에도,

큰밭가 한쪽에도 온갖 잡초들이 무성해지고 있다.

산나물들이 섞여있어 선뜻 호미를 들이대지 못해

망설이게 된다. 조만간 나물 뜯은 후에 해야겠다.


저녁무렵 최선생, 이서방과 함께 셋이서 큰밭가

엄나무 가지를 전지한 다음에 엄나무순을 땄다.

보기에는 얼마 안될 것 같았다. 허나 따놓고보니

양이 상당했다. 전지를 해준 최선생은 있다면서

사양하여 둘째네와 나눴다. 저녁에 아내와 함께

다듬었다. 아내의 나물 다듬는 원칙은 대단하다.

조금이라도 뻐쎈 나물은 취급을 않는 반면 촌부는

아까운 마음에 대충대충 다듬는다. 하지만 이내

아내의 손이 옮겨가 뻐쎈 줄기는 다 빼내버린다.  

아내는 본인은 먹지를 않지만 엄나무순 장아찌를

담가주겠다고 했다. 촌부는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아~ 고마운 것이 더 있구나! 점심에 촌부가 꽤나

좋아하는 스파게티를 해주어 맛있게 잘 먹었다.


https://band.us/band/7070781/post/430598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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