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마음을 달래기에는 일이 으뜸이더라!
오지않을듯 하더니만 산골에도 어느새 봄이 왔다.
늦게 오면서 빨리 가려고 무척이나 서두르는 것이
산골의 봄이다. 요며칠새 몸이 불편한 아내와함께
병원을 다니느라 봄이 왔는지 갔는지 경황이 없어
주변을 살필 겨를이 없었다. 아침마다 오르내리던
뒷산으로의 산책을 겸한 산행을 하지를 못했었다.
이맘때쯤이면 일찍 피는 봄꽃들이 피었을텐데...
장모님댁 앞뜨락에 있는 진달래가 피기 시작했고
막내네 뒷켠에 있는 생강나무에 노랗게 꽃망울이
맺히고 있었다. 머잖아 하얗게 꽃이 피어서 봄을
수놓을 조팝나무는 연두색 새싹이 돋아나고 있다.
올봄에는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봄맞이를 제대로
못하고 있다.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나듯이 예쁘게
봄꽃이 피어나듯 아내의 건강도 하루빨리 회복이
되어 미소짓는 모습, 함박웃음을 웃는 그 모습을
빨리 볼 수있기를 소원해본다.
아내의 몸이 불편하다고 마냥 얼굴만 쳐다보고만
있을 수가 없어 일을 해야겠다고 밖으로 나왔다.
아직 밭일을 하기에는 이르다. 이른 아침 서리가
내리기 때문에 채소를 심을 수가 없는 이 산골은
거의 5월 중순이 되어야만 채소 모종을 밭에 내다
심는다. 마을에서는 경운기 소리, 트렉트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아마도 감자와 옥수수를 심을
밭갈이를 하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일게다.
그렇다면 촌부는 무슨 일을 해볼까? 아하~ 있다!
얼마전부터 시나브로 하던 나무자르기를 해야지.
밭갈이를 하기전에 빨리 해치워야만 하는 일이라
마냥 손놓고 있으면 안된다. 조금 가는 통나무는
원형톱으로 자르고, 굵은 통나무는 엔진톱을 사용
알맞은 크기로 자른다. 나무자르기는 늘 위험하여
조심 또 조심해야만 하는 일이다. 늘 아내와 함께
이 일을 했었는데 몸이 불편해 혼자서 하려니 영
능률도 잘 안 오른다. 오전부터 시작한 일이 거의
해질녘이 되어서야 모두 마쳤다. 밑둥이 아주 큰
나무 두개는 도저히 엄두가 안난다. 엔진톱이 또
말썽이라 톱날을 사다가 교체후에 잘라야할 듯...
밭가에 있는 것을 자르면 장작집이 한가득 찰 줄
알았더니 아직 멀었다. 아랫쪽의 더덕밭가에 있는
나무까지 잘라 옮겨야 할 것 같다. 늘 하는 생각...
차곡차곡 쌓여가는 장작집을 바라보면 부자가 된
느낌이 든다. 또한 마음을 달래기에는 땀흘리며
일을 하는 것이 으뜸이라는 생각이라 참 잘했구나
싶다. 봄볕에 얼굴이 시커멓게 그을리긴 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