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우울한 날에는 일을 하자!
봄비가 내리던 날, 어제는 무척이나 우울하였다.
식사도 아주 잘 하고 늘 쾌활하게 잘 웃던 아내가
요새 밥도 잘 못먹고 원인 모르게 아파서 그랬다.
우선 읍내에 새로 생긴 의원에 가서 진료를 받고
오후에는 보건소에 들려서 상담을 하고 소견서를
받아와 원주에 있는 종합병원에 진료예약을 했다.
의원과 보건소 소견은 크게 염려할 필요는 없다고
하였지만 종합병원에서 확실한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겠다고 하였다. 그래도 그나마 다행이다.
병원에 다녀온 후에 아내는 답답하다며 밖에 나가
지금 막 새순이 올라오고 있는 민들레 잎을 땄다.
요며칠 입맛도 없는데 민들레 잎으로 겉절이 해서
입만을 좀 돋우겠다고... 한이틀 비가 내려서 연한
잎이 꽤 많이 자랐다. 뿌리까지 캐도 좋긴 하지만
뿌리는 그냥 두고 잎만 딴다. 그러면 다시 새잎이
올라오기 때문이다. 단지안의 밭가에나 정원에는
민들레가 자생하고 있어 먹고 싶을 때는 언제라도
나가서 먹을 만큼의 싱싱한 민들레 잎을 따오기만
하면 된다. 지금부터 거의 늦가을까지는...
점심무렵쯤 도착한다던 서울에 사는 죽마고우가
두시반이 지나서 집에 왔다. 53년째 우정을 다져
오고있는 절친한 친구이다. 요즘은 서울에 자주
못가서 가끔 전화는 하지만 만난지는 한참되었다.
이 친구 바람도 쐴겸 나왔다며 시간이 되면 함께
가자고 들린 것이였는데 아내의 건강이 좋지않아
헛걸음을 하였다. 함께 오신 분께는 좋은 도움을
받게 될 것만 같아서 친구에게 고마운 마음이다.
저녁식사를 하고 가면 했으나 아내의 건강이 조금
부담이 되고 불편했었는지 그냥 길을 떠나서 다음
행선지로 향했다. 친구와 함께 온 일행분께 많이
미안하고 죄송하다.
며칠후 서울에서 만나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기로
하고 친구를 배웅하였다. 그러고나니 아내 건강도
그렇고 친구를 그냥 보낸 것도 그렇고하여 밖으로
나가 일을 하는 것이 좋겠다 싶어 연장을 챙겼다.
밭가에 쌓아둔 나무더미에서 나무를 꺼내 자르는
작업을 하였다. 두어시간을 잘랐더니 장작이 꽤나
되어 손수레를 이용하여 장작집으로 옮겨 쌓았다.
차츰 장작집이 높아져 가는 것과 비례하여 촌부의
마음도 풍성해지고 흐믓해진다. 역시 우울할 때는
땀을 흘리며 일을 하는 것이 으뜸이란 생각이다.
오늘도 어제처럼 이른 아침 기온이 영하 1도에다
지붕위에 차가운 서리가 하얗게 내려앉긴 했지만
햇살에 이내 녹았다. 한동안은 이런 날이 이어질
것이다. 예보에 중국발 미세먼지가 나쁨 수준까지
이를 것이라고 했는데 이 산골에는 아직 괜찮다.
오늘은 아내를 데리고 어제 진료를 예약한 병원에
다녀와야겠다. 별다른 탈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
제수씨의 쾌차를 바라는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