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봄이 오는 길목에서...
오늘 아침은 어제보다도 훨씬 포근해진 날씨이다.
비록 영하 1도의 기온이라 쌀쌀한 기운이 감돌긴
하여도 그다지 춥다는 느낌은 없다. 봄이 오기는
오는가 싶은 산골의 아침이다. 산새들도 더 많이
찾아들었고 높디높은 자작나무 꼭데기에 앉아서
노래하듯 지지배배 지저귀며 아침을 깨우고 있다.
봄을 깨우는 소리...
바깥으로 나와 기지개를 켜다보니 시냇물 소리가
들린다. 며칠전에만 해도 켜켜이 얼어붙은 얼음이
녹을 기미도 안보였었는데 그새 녹은 것일까 하고
다가가 보았더니 군데군데 구멍이 숭숭났다. 얼음
녹은 모습이 보인다. 바로 그 구멍 사이로 시냇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고 있다. 이렇게 반가울 수가...
봄이 다가오는 소리...
내친김에 이른 아침부터 봄을 찾아 돌아다녀본다.
여기도 기웃 저기도 기웃... 봄의 흔적들이 보인다.
덜 녹은 눈속에서도 봄기운은 꿈틀거리고 있었다.
파릇파릇한 새싹들이 나오고 있다. 나뭇가지에도
올록볼록 움이 트고 이미 싹이 나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갈 줄 모르는 겨울 때문에 봄이 안온다고
투정섞인 말로 중얼거리던 것이 미안하기도 하다.
이렇게 봄은 소리없이 오고 있었는데 투덜거렸네.
봄이 오는 흔적...
어제는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였다.
아침에 집을 나서서 원주로 가서 병원에 들렸다.
일전에 다친 손이 잘 낫지않고 자꾸만 말썽이라서
정형외과에서 치료를 받느라 그랬고, 아내는 근래
힘들게 일을 해서 그랬는지 몇해전 앓았던 방광염
기미가 보인다며 진료를 받아보느라 병원에 갔다.
둘 다 나이 들어가니 병원 신세를 져야하는 일이
차츰 잦아지는 것 같아 조금은 걱정스러워진다.
당초 서울에 계신 어머님부터 찾아뵈려고 했으나
오다가 시간이 늦으면 병원을 갈 수가 없어 먼저
병원에 들려서 치료를 받은 후 서울행 시외버스를
탔다. 이제는 서울까지 자동차를 운전하고 다니는
것이 힘들어서 가능한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다.
병원에서 퇴원하여 요양병원을 거쳐 지금은 집에
계신다. 방문 간병인의 도움을 받으며 계시는데
혼자서 화장실 정도는 다닐 수 있어서 다행이다.
먼거리를 고생하며 뭐하려고 왔냐고는 하셨지만
어찌나 좋아하셨는지 모른다. 멀리서 살다가 보니
자주는 못찾아 뵙지만 수시로 전화를 드리곤한다.
오늘은 어머님 생신이신데 이렇게 병환으로 집에
누워 계시니 생신상도 못차려 드리는 것이 못내
마음 아프다는 큰며느리인 아내의 마음씀씀이에
고마울뿐이다. 오는 새봄과 함께 어머니께서 빨리
쾌차하셨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바람인데...
물은 물이다 라고 큰스님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