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이 나이에...
아내가 혼자 도시로 모임을 가느라 집을 비웠다.
함께 가야할 모임이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아내만 보냈는데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오니 영
어색하고 쓸쓸하고 뭐라고 표현하기가 그렇다.
아내의 빈자리가 너무너무 커다랗다고나 할까?
어이! 씨~ 그냥 만사 제쳐두고 함께 갈 걸 그랬나?
일년에 한두번 있을까 말까하여 자주 있는 일은
아닌데 기분이 영 그렇다. 그래서 옛 어르신들은
'든자리는 몰라도 난자리는 안다'고 했던가 싶다.
특히 부부는 더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집안이 썰렁한 느낌이고 허전함이라서 생각끝에
아직은 해가 서산으로 넘어가려면 조금의 여유가
있어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엔진톱을 들고서 집을
나섰다. 며칠전 둘째네 옆켠 공터에 산에서 해다
놓은 나무를 잘라서 장작으로 만들기로 하였다.
잠시동안 산을 오르내리며 해다가 쌓아둔 것인데
꽤 된다. 엔진톱에 연료를 넣고 조심조심 나무를
꺼내 열심히 잘라 토막을 내 장작으로 만들었다.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일을 하였다. 해는 이미
서산으로 넘어가고 동녘하늘에는 둥근달이 둥실
떠올랐다. 보름달같아 음력을 따져보고 오늘이
음력 2월 보름이었다. 다행히 더 어둡기전에 일을
마쳤다. 쌓아두었던 길다란 나무는 장작으로 변해
한가득이다. 이럴때 이런 기분이 드는구나 싶다.
부자가 된 기분이라고... 이 정도의 장작이면 이제
얼마 남지않은 이번 겨울은 충분히 때고 남겠다.
아내에게서 카톡문자가 왔다. 무얼하고 있냐고...
나무를 잘랐다고 답장을 했더니 이렇게 보내왔다.
'나뭇꾼이 선녀없이도 일 잘하네!'라고... 그래서
'선녀가 없으니 집에 있기가 싫어서 잘랐네.'라고
답을 보냈더니 '선녀있을 때 함께 하지?'라고 또
보내왔다. 회갑, 진갑을 넘긴 부부의 대화가 정말
웃긴다. 사는거 별 것인가? 이렇게 닭살스럽게
서로를 생각하며 사는 것이 좋은 것이지!ㅎㅎ
아내가 집에 없으니 오늘 아침은 난롯불을 지피지
않았다. 기온으로 봐서는 지펴야함인데 잠시동안
따뜻하자고 그럴 필요는 없다. 어제보다는 높은
영하 5도다. 낮부터 영상으로 올라가 포근하단다.
아내가 저녁무렵에 온다고 하니까 오자마자 바로
난롯불을 지필 수있게 장작을 넣어 두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