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서울에 가서 어머님을 뵙고...
새해가 시작되고 두달이 지나고 있는데 올들어서
처음 서울에 다녀왔다. 새해 시작과 함께 액땜을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무작업을 하다가 손을
다쳐서 한동안 고생을 했었고, 아내와 둘이 교대로
연이어서 심한 기침감기로 인하여 또 한달을 넘게
힘들었다. 그래서 가야할 문병을 못갔으나 그나마
지난주에 겨우 둘 다 나아서 서울에서 투병중이신
어머님을 뵈러 가려고 했으나 진주 경상대 병원에
입원하여 사경을 헤매고 있던 사촌처제에게 먼저
다녀왔었다. 우리가 보고온 뒷날에 먼 하늘나라로
갔지만 그나마 생전에 보고온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지난주 안갔다 왔으면 두고두고 후회를
할 뻔했다. 늦었지만 어제서야 며칠전 또 병원에
입원하신 어머님을 뵈러 아내와 함께 다녀왔다.
안타깝게 어머님은 수술후 오랫동안 기력회복이
너무 늦어서 식구들이 모두 걱정을 많이 하였다.
지난 가을 산골집에 오셔서 아내가 정성을 다하여
극진하게 모셨으나 차가워지는 날씨탓인지 당신
때문에 며느리가 고생한다고 생각하셨는지 아님
무슨 불편이 있으셨는지 모르지만 서울집에 올라
가시겠다고 하셔서 어쩔 수가 없이 병원진료일에
맞춰서 서울집으로 올라 가셨다. 그 이후 기력을
회복하시는 듯했으나 연세가 있어셔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우리들의 바람처럼 그리 빠른 회복을
기대하긴 어려웠다. 설상가상 최근 한달에 한번씩
하는 정기검진에서는 청천벽력같은 말은 전하는
담당의사... 전이가 되었단다. 그리고 항암치료를
해야한단다. 하지만 체력이 안되니까 입원진료를
통하여 체력을 조금 올린 다음에 항암치료를 시작
해야한다고 하여서 다시 입원을 하였다. 그런데
문제가 있어 보인다. 고령의 노인네가 대수술을
못견뎌 체력회복을 못하고 있는데 며칠 병원진료
한다고 체력이 회복되겠는가? 그리고 이 상태에
항암치료를 시작하겠다고 하니 말도 안된다. 이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어 거부를 하였다. 지금
어머님은 간신히 버티시며 겨우 몇숟갈의 식사와
정신력으로 지탱을 하고 계신데 항암치료를 하게
되면 이마저도 안되리라는 판단하에 어머님 당신
께는 죄송하지만 그렇게 하기로 형제들이 의견을
모았다. 이런 어머님의 손을 잡아드리고 다시 또
오겠다고 하고 돌아서는데 "또 뭐하로 오노? 집도
먼데 오지말고 전화나 하세. 빨리 가라 그마."라는
힘없는 어머님의 목소리를 들으며 병실을 나오는
마음이 너무나 안좋았다. "불쌍하신 우리 노친네!
불효하는 자식걱정 왜 저리 해샀노? 당신 몸이나
잘 챙기제..." 라고 마음속으로 중얼거린 촌부의
마음과 발걸음은 천근만근 무거웠다.
어제 갔던 서울은 거의 봄날에 가까운 날씨였는데
오늘 산골의 날씨는 영하 5도에 서리가 잔뜩 내려
앉은 날씨로 시작한다. 낮부터 비나 눈이 내릴 것
이라는 예보가 맞으려는지 잔뜩 흐린 아침이다.
마치 어제 어머님을 뵙고 온 촌부의 마음처럼...
부족하고 애잔한 건
어쩌겠나 내 부족함을 탄할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