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겁많은 촌부...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라는
옛속담이 있듯이 꼭 촌부가 그 꼴이다. 어제 저녁
무렵 눈발이 날리고 있었고 날씨예보에 밤사이에
비가 눈으로 변하여 아침까지 내릴 것이라 했다.
그래서 자동차를 아랫쪽의 철도교각밑에 내려다
놓고 터벅터벅 눈을 맞으며 집으로 걸어서 올라
왔었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 바깥을 나가보니
눈은 커녕 비가 내려서 쌓인 눈이 제법 녹았을 뿐
아무렇지도 않다. 바람이 제법씩 불기는 하지만
차갑지 않다. 마치 봄바람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어제 이시각에 영하 10도였던 기온도 영상 1도...
다행이기는 하지만 지레 겁부터 먹고 자동차를
아랫쪽에 내려다 놓았으니 혼자 뻘쭘한 생각이
들어서 웃고 말았다. 다만 안전한 게 으뜸이라고
나름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어제 오후 옆집 형님이 마을분들 몇몇과 저녁이나
함께하자고 하여 부근 음식점에 다녀왔다. 얼마전
부친상을 치르고 왔는데 그때 마을분들의 위로에
대한 보답으로 함께 식사라도 대접하려고 했단다.
마을 이장님과 지도자인 마을 아우와 넷이서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고기를 굽고 소주잔을
주고받다보니 두어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간만에
마을분들과 함께하는 술자리라서 그랬는지 제법
마신 것 같은데 취하지도 않고 기분도 흐믓했다.
술도 깰겸 혼자 눈발이 흩날리는 산길을 따라서
눈을 맞으며 터벅터벅 걸어서 집으로 왔다.
시공을 초월하는 이웃의 정이지
삶이 정겹고 윤택해 보인다 작은 거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