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뒤늦은 기념케익을...
며칠전에 지나간 아내와의 36주년 결혼기념일은
통영 처제가 세상을 등진 다음날이라 어떤 행사도
할 수가 없었고 해서도 안되었다. 그날 저녁무렵
인천 둘째네 다니러 가신 장모님께서 오신다기에
모시러 아내와 장평시외버스터미널에 나갔더니
결혼기념일인데 밥을 먹자고 하셨다. 통영 처제가
떠나 마음도 울적하여 우리들 결혼기념일 행사는
생략하려고 했지만 어차피 저녁은 먹어야 함이라
장모님을 모시고 인근 음식점으로 가서 조촐하게
식사를 하였다. 그것이 올 결혼기념일 행사였다.
그런데 어젯밤 아내는 그래도 그냥은 지나치기가
조금 서운하다며 미리 준비해두었던 기념케익을
만들어 보자고 하였다. 얼마전에 서울에서 제빵
파티쉐(pâtissière)로 활동 중이신 친구 영식이
부인 정여사님께서 보내주셔서 잘 보관해 놓았던
케익시트(불어로는 제누와즈-genoise라고 알고
있음)를 꺼내서 빵칼로 두판으로 똑같이 나누고,
핸드믹스로 휘핑한 생크림에 냉동보관해 두었던
블루베리를 해동시켜 잘 섞어 미리 준비해 두었던
케익시트위에 듬뿍 얹어 놓고 옆면에도 깔끔하게
바른 다음에, 미리 준비를 해놓은 딸기로 보기좋게
마무리를 하였더니 멋진 수제케익이 완성되었다.
산골에서는 케익을 사다먹기가 쉽지않은 일인데
조금 서툰 솜씨이긴 하지만 이렇게 예쁘고 맛있는
케익을 집에서 손수 만들어 먹는다는 것은 정말로
재미있고 기분도 좋고 맛도 있다. 서른 여섯개의
케익용 양초가 없으니 보관했던 세개만 꽂아놓고
둘이서 뒤늦은 36주년 결혼기념일을 자축하였다.
아내에게 케익시트를 보내주시고 빵에 대한 많은
조언과 지도를 해주신 친구 부인 정여사님께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고맙습니다.^^
오늘도 기온은 오를줄 모르고 어제보다 더 떨어져
영하 10도를 기록하며 또 하루의 아침을 열었다.
낮부터 기온은 올라가겠지만 밤부터는 비나 눈이
내린다는 예보이다. 기온이 올라간다고는 하지만
산골에는 아마 눈이 내리겠지 싶다. 어느듯 2월도
하순으로 접어드니 뭐 이제는 눈이 내린다고 해도
힘을 제대로 못쓸 것이란 생각이다. 그렇지만 또
자동차를 아랫쪽에 외박을 시켜야겠지 싶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