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꺽다리 자작나무를 보며...
눈이 소복하게 가득 쌓인 단지의 밭가에 길가에
우두커니 추위에 떨고 서있는 자작나무 몇그루
저 자작나무들을 볼때마다 옛생각이 나곤한다.
오래전 아우들과 길가 밭가의 양쪽에 심어놓고
"자작나뭇길"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좋아했었다.
그때가 어느새 16년이란 세월이 흘러가 버렸다.
지금같은 겨울날에는 우두커니 눈밭에 서있어
하늘과 가장 가까이 닿을 듯이 보이긴 하지만
유난히도 쓸쓸하고 외롭게만 보이는 자작나무
계절을 거슬러 올라가 가을날에는 단풍 들어서
바람이라도 불라손 치면 엄청 높다란 가지에서
우수수 떨어지는 낙엽들 소리가 사그락 거린다.
태풍이 몰아치는 여름날에는 꽤 커다란 나무가
금방이라도 꺾어질듯 휘청휘청 거리는 모습이
안스럽기는 해도 짙은 녹색잎은 시원함을 준다.
아지랭이 피어나는 봄날에는 새잎이 돋아나고
연하디 연한 잎파리가 되어 나뭇가지에 매달려
살랑거리는 봄바람에 흔들리는 소리가 좋은데...
자작나무는 하늘높은 줄 모르고 엄청 잘 자라서
밭가에 심은 나무는 그늘이 지고 농작물 성장에
방해가 되어서 하는 수 없이 베어내야 했었다.
우리와 오랜 세월을 함께하고 정든 자작나무라
모두 다 베어내는 것이 못내 아쉽고 서운하면서
단지가 너무 썰렁할 것 같아 몇그루는 남겼다.
함께 자작나무를 심고 함께 가꾸고 함께 즐기던
그 아우들은 산골을 떠나서 멀리 나가고 없으니
자작나무를 바라보는 촌부 마음은 쓸쓸함이네.
♧자작나무에 대한 자료를 간추려보면...♧
자작나무는 나무를 태우면 자작자작 소리가 난다
하여 붙은 이름으로 우리나라 북부지방의 깊은 산
양지쪽에 주로 자라는 낙엽활엽교목이라고 한다.
자작나무는 다른 나무들과는 달리 줄기의 껍질이
종이처럼 하얗게 벗겨지고 얇아 옛날에는 이걸로
명함도 만들고 사랑하는 연인끼리 사랑의 글귀를
써서 주고받았던 아주 낭만적인 나무였다고 한다.
그 껍질은 거의 기름기이기 때문에 오랫동안 썩지
않아서 신라시대의 고분 속에서 자작나무 껍질에
글자를 새겨놓은 것이 발견되기도 하였다고 한다.
자작나무는 한자로 화(華)로 쓴다. 흔히 결혼식을
화촉(華燭)을 밝힌다고 말하는데 오랜 옛날에는
촛불이 없어서 자작나무껍질에 불을 붙여 촛불을
대용했기 때문이다. 자작나무 목재는 꽤 단단하고
목질이 치밀하여서 조각재로 많이 쓰인다고 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국보 팔만대장경의
일부가 이 자작나무로 만들어져서 그 오랜 세월의
풍파 속에서도 벌레가 먹거나 뒤틀리지 않고 견뎌
지금까지 현존하고 있다.
북유럽에서는 잎이 달린 자작나무 가지를 다발로
묶어서 사우나를 할 때 온몸을 두드리는데 이렇게
하면 혈액 순환이 좋아진다고 하여서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거제수나무를 비롯
고로쇠나무와 함께 이른 봄 곡우 무렵에 줄기에다
상처를 내어서 나오는 수액이 지리산 자락의 어느
산촌에서는 중요한 농가의 소득원이 되고 있다고
한다.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여러 나라에서 자생
분포하는 자작나무들 중에 우리나라 기후 풍토에
아주 잘 맞고 생장 속도가 무척이나 빠른 펜둘라
자작나무를 육성했는데, 이는 재적 성장률이 다른
품종보다 약 40%이상 우수한 핀란드 남부 산으로
수형도 통직하여 조림 수종으로 꽤 유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한다.
*오늘도 여전히 물러가지않은 한파로 인해 춥다.
아침 기온이 영하 17도, 내일이 봄이 시작된다는
입춘이지만 이 한파는 물러갈 기미가 보이지를
않는다. 절기가 무색할 정도로 꽤 춥기는 하지만
꽁꽁 얼어붙은 얼음장 밑에서, 가득 쌓인 하얀눈
속에서 봄기운은 꿈틀거리고 있으려나?
닭모가지 비틀어도 새벽이 오듯
봄의 전령도 달려오네 한 열번 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