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아들을 기다리다 보니...
내일이면 우리민족 고유의 큰명절인 설날이다.
요즘같은 시대에는 모든 것이 풍부하고 풍족하여
딱히 명절을 옛날처럼 며칠전부터 기다린다거나
설레임같은 것이 없어진 것 같다. 다만 서로 멀리
떨어져 사는 가족들이 명절을 맞이하여 한자리에
모여 정을 나눈다는 것만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옛날같지 않아서
아쉬움과 함께 옛날의 명절 모습을 떠올려 본다.
명절이지만 명절같은 느낌이나 감흥이 사라진지
오래되었지만 한가지 변함없는 것은 도시에 사는
아들녀석이 산골집에 명절을 쇠러 온다고 하여서
기다리는 마음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일년에 몇번
손으로 꼽는 것이라 촌부는 물론 아내도 기다리고
기다린다. 그러다보니 옛날 생각이 아련히 난다.
결혼이후 분가하여서 명절이면 서울집에 명절을
쇠러 가곤했었다. 아마도 그때 아버지의 마음이
지금 아들을 기다리는 촌부의 마음 같지않았을까
싶다. 작고하신지도 어언 8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명절이면 아버지가 많이 보고싶다. 아들, 며느리,
손자가 좋아하는 음식을 장만하시느라 해산물을
사러 새벽에 노량진수산시장을 다녀오시고 손수
생선을 손질하여 놓고 기다리고 계셨던 아버지...
이제 아버지는 저 먼 하늘나라에 계시고 대신 그
아들인 촌부가 아버지가 되어서 아들을 기다리고
있다. 생전에 사랑한다는 말씀 한번 하시지도 또
촌부도 "아버지 사랑합니다"라는 말씀을 드린적이
없다. 아버지는 물론이고 촌부도 전형적인 경상도
남정네라서 그랬을까? 지금와서 생각하니 너무나
후회스럽다. 아들녀석이 집에 오면 꼭 "사랑한다.
아들아!"라고 말을 해주어야겠다고 다짐하였다.
지금은 경상도 남정네가 아니고 강원도 감자바우
촌부가 되었으니까...
어젯밤 늦게 모임에 다녀오는 막내동서 차를 타고
아들녀석이 새벽 1시쯤 집에 왔다. 함께 출발하며
전화를 했다. 길이 막혀 고생할까봐 걱정했었는데
다행히 평소처럼 밀리지도 않고 수월하게 왔다고
한다. 예보대로 아들녀석이 도착할 무렵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했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꽤나 많이
쌓였다. 아마 7~8cm쯤은 족히 내려 쌓인 듯하다.
다행인 것은 어제까지 영하 25도였던 아침기온이
오늘은 영하 3도이다. 예보에는 갈수록 더 낮아져
내일은 또 영하 20도 가까이 떨어져 춥겠다는데...
눈이 내려 한파가 잠시 주춤하는가 보다. 그런데
바람이 꽤나 거세게 분다. 설날이라 귀향을 하는
사람들이 밀리지않고 편안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고향에 도착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