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아내의 겨울철 소일거리...
지난 가을에 촌부가 뒷산을 오르내리면서 열심히
주워다 나른 잣송이를 데크에 말려두었다. 드디어
어제부터 아내가 다음 과정인 잣송이에서 알갱이
분리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도구도 참 특이하다.
길다란 랍스타나 게살을 먹을 때 사용하는 포크를
잣알갱이 분리하는 작업의 도구로 사용하다니...
아내가 하는 말이 재미있다. "남들은 랍스타, 게살
파먹을 때나 쓰는 포크를 우리는 고소한 잣알갱이
먹으려고 이러고 있네."라는 말에 그것을 잣송이
분리에 사용할 생각을 하다니 기발한 발상이라고
생각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미안한 마음이 든다.
산골에서 랍스타나 게살을 사서 파먹을 수가 없고
그 포크를 잣송이 분리에 사용한다는 것이 못내
아내에게 미안하고 짠한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잣은 참으로 손이 많이가는 자연의 선물이란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말려도 송진이 잔뜩
묻어나오는 잣송이에서 딱딱한 겉껍질로 된 것을
일일이 분리한 다음 다시 뻰찌처럼 생긴 잣까는
도구를 이용하여 그 껍질을 한알한알 까면 버니로
쌓여있는 잣이 나오고 다시 그 버니를 벗겨내야만
우리가 먹는 잣, 백잣을 얻게 되는 것이다. 대규모
잣농사를 짓는 분들이야 모든 과정을 기계를 이용
하겠지만 우리는 그럴 수 없으니 이렇게 고생하여
잣을 얻는다. 촌부의 생각인데 잣이 비싼 이유가
이렇게 어려운 과정을 통하여야 하기 때문에 비싼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우리는 자연에서 얻은
자연의 선물을 우리들 손으로 거둘 수가 있음이라
자연에 사는 특혜(?)이고 보람이라 느끼게 된다.
요즘 기상예보가 잘 맞는다. 어젯밤까지 겨울비가
내리다가 새벽부터 눈으로 변하다더니 자고나니
눈이 내려 땅바닥을 살짝 덮을 정도이다. 그래서
어젯밤 겁을 먹고 자동차를 진입로 초입 공터에
내려다 놓았다. 올겨울은 겁이 많은 주인 때문에
자동차가 외박을 많이 하게 된다. 어제보다 조금
높은 영하 1도의 기온인데 바람이 불기 시작하여
체감온도는 더 낮은 느낌이다. 내일부터 또다시
강추위의 한파가 며칠 이어진다고 하더니 정말로
그럴 모양이다. 영하 10도쯤이야 산골의 겨울엔
보통 수준이니까 뭐 그다지 겁먹을 일은 아니다.
다행히 내린 눈은 쓸 정도는 아니니까 고맙다.
아무나 못 먹지 한참 됐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