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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가나오나 늘 꽃과 함께하는 일상


2026년 5월 7일 목요일

음력 丙午年 삼월 스무하룻날


이른 아침 기온이 영상 7도까지 오른 것을 보니

날씨가 조금 풀리기는 한 것 같다. 그래도 완전히

풀렸다고 단정하기엔 아직 이르다. 최소한 아침

기온이 영상 10도는 넘어야 밭농사를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26년 세월동안 그래왔듯이 거의

서리가 그치는 것이 5월 중순, 15~20일 사이가

모종을 밭에 내다심는 적당하고 안전한 시기이다.


파는 농사가 아닌지라 우린 가능한 더 안전하게

더 늦게 심는다. 때론 5월 중순을 넘겨서도 눈이

내리고 찬서리도 내려 농사를 망치기도 하니까...

우리는 급할 것이 없기에 서두르지 않는다. 이미

옥수수는 파종을 해놓았고 땜빵용 모종도 부어

놓았다. 채소는 조금 늦게 심어서 늦게 수확하면

되는 것이니까 별 상관이 없는 것이다.


꽃피는 아름다운 5월에 서리가 내릴까봐 걱정을

하는 이가 과연 우리나라에 얼마나 될까? 촌부를

비롯한 이곳의 산골 사람들 외는 극히 드물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꽃들은 아름답고 멋지게 핀다.

우리집을 기준으로 지금이 가장 멋지고 아름다운

시기지 싶다. 알록달록, 연두연두, 초록초록이다.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끼는 호사스런 계절이다.

나무에 피는 많은 꽃들 중에 특히 우리집 양옆에

서있는 팥배나무 꽃은 단연 압권이다. 나무 크기,

꽃의 숫자, 색깔까지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좋다.

흰색으로 피는 꽃이라서 그런가? 


미술하고는 아주 거리가 먼 촌부가 알기로 빛의

삼원색(빨강, 초록, 파랑)이 합쳐지면 흰색이라고

들었다. 그렇다면 흰색이 모든 색의 기본 아닐까?

흰색의 의미, 흰색의 상징은 '순수, 순결, 새로움,

신성, 행운, 평화, 정화, 죽음, 애도...등등 맥락에

따라 다양하게 풀이하고 해석하게 된다. 아마도

흰색은 모든 색의 기본이라서 그런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하여간 우리집 양옆에 팥배나무 흰색

꽃이 마음을 사로잡는 아침이라 횡설수설 해봤다.

철쭉, 조팝나무, 수수꽃다리도 예쁘게 피었지만...


농사가 시작되기 전이라서 요즘은 야생화를 비롯

온갖 풀들(촌부 눈에는 화초로 보이는 야생초)과

함께하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잡초라고 생각되는

풀은 가차없이 캐내고 뽑아낸다. 시도때도 없다.

지나가다가 눈이 띄거나 눈에 거슬리면 그 즉시

해치운다. 꽃밭이라고 정해놓은 앞마당, 작은밭

길가의 꽃밭, 단지 곳곳의 정원은 어느 정도 대충

정리했다. 식물원에서 돌아온 어제 오후  갑자기

뒷뜨락이 궁금했다. 그동안 늘 잘 보이는 곳만을

신경쓰고 뒷뜨락은 잊고 있었다.


여기도 마찬가지로 남들이 보면 풀밭, 촌부에겐

꽃밭이다. 온갖 야생초, 특히 산나물이 주를 이룬

곳이다. 좁은 곳이지만 더덕, 잔대, 참취, 개미취,

곤드레, 민들레, 돌나물 그 외 야생초들도 꽤 많다.

그 중에 돌나물이 못본 사이에 꽤나 자랐다. 뜯어

갖다놓으면 아내가 맛있는 반찬으로 만들어 줄 것

같아 조금 뜯었다. 학교에서 돌아온 아내가 아주

좋아했다. 처제네 조금 나눠주고 초고추장으로

무침을 했다. 배가 없어 사과를 넣었단다. 꿩 대신

닭이라더니 사과를 넣은 돌나물 초무침도 별미다.

새콤달콤, 사과와 돌나물이 조화를 이루는 식감은

상큼함, 시원한 개운함이 절묘하게 입안에 맴돈다.

이 봄날에나 즐길 수 있는 호사라고 할까? 아내는

더 뜯어 돌나물 물김치를 담근다고 하여 기대된다.


8일간 긴 휴무를 마치고 나간 식물원,

참 많이 변해있었다. 여기도 알록달록, 연두연두,

초록초록이었다. 꽉찬 느낌이란 표현이 더 맞을

듯했다. 나무에는 꽃과 잎파리, 땅에는 아생초가

한가득 빼곡하고 촘촘했다. 키가 커다란 귀롱나무,

가침박달나무는 수없이 많은 꽃들이 피어 눈길을

끌었다. 모두 다 열거할 수 없지만 연영초, 금낭화,

섬진달래, 삼지구엽초, 산철쭉, 명자나무 꽃이 참

예쁘고 아름답게 피었다. 늘 하는 말이지만 꽃과

함께 일을 하는 것이라서 호사를 너머 복이지 싶다.


https://band.us/band/7070781/post/430598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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