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돌멩이 이야기
한참 지난 일이지만 가끔씩 우리가 처음 이곳으로
땅을 보러왔을 때가 생각난다. 이 땅을 소개받아
처음에 와서 감자밭이던 이 땅을 보고 밟았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보이는 것이 돌멩이었다. 감자를
심는 밭인데도 돌멩이가 왜 이렇게 많을까 하면서
의아해 했던 기억이 새롭다. 그러나 모두 좋아라
했다. 그래서 지금 이 땅을 사서 돌을 고르고 집을
짓고 밭과 정원을 꾸미고 또 나무와 꽃을 심었다.
그때 그 많은 돌을 어떻게 치웠는지 지금에 와서
생각해도 엄청난 일이었다. 그런데 그때는 그렇게
힘들었지만 힘들다는 생각을 하지않고 치웠었다.
그때 그렇게 힘들었기에 오늘이 있겠지? 그런데
생각을 해보면 너무 경솔하게 결정을 하지않았나
싶기도 하다. 땅의 방향이나 위치, 기후조건, 기를
수 있는 과일나무를 비롯한 나무나 꽃의 생육환경,
농작물 경작 가능여부 등을 꼼꼼이 따져 보지않고
그저 배산임수에 너무 촛점을 맞춰 땅을 구입했던
것 같은 생각이 들긴 해도 후회를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꼭 단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사방이 숲에
쌓여있고, 3분 거리쯤에 고속도로IC가 있어 아주
교통이 편리하고 접근성이 좋은 것이다.
다른 지방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돌멩이가 이렇게
많을 줄 미처 몰랐다. 지금까지도 밭을 갈고나면
온갖 크기의 돌이 득실거리며 나온다. 처음와서
땅을 고르느라 포크레인을 동원해 작업을 할 때는
커다란 바윗돌부터 자그마한 잔돌까지 수도 없이
나왔으니까... 덕분에 축대를 쌓는 돌은 돈을 주고
살 필요없이 여기에서 나온 돌을 가지고 석축을
쌓았으니 요긴하기는 했다. 그렇지만 밭과 정원을
꾸밀때 수없이 나오는 돌은 짜증스럽기까지 했다.
그 수많은 잔돌을 모아 단지옆을 흐르는 시냇물
밑바닥에 깔아 토사유출을 방지하였고 쓸만한
돌은 정원을 꾸미는데 사용을 했다. 그래도 계속
해마다 밭을 갈면 나오고 또 나온다. 그런데 돌은
왜 그렇게 한없이 나오는 것일까? 그렇다고 지금
촌부가 지질학을 공부할 수도 없고 그냥 나오면
나오는대로 주워내고 치우고 버리고... 반복하는
돌멩이와의 싸움이랄까? 밭에서 수없이 나오는
돌을 치우다가 장난삼아 군데군데 쌓아놓았더니
그런대로 괜찮다. 요즘은 돌만 보면 아무렇게나
쌓는 버릇이 생겼다. 누구처럼 높다랗게 돌탑을
쌓는 것은 아니지만 촌부에게 또하나의 버릇이
생겨 혼자서 즐기는 취미(?)가 되었다.
*어제와 달리 오늘은 제법 쌀쌀하게 시작을 한다.
영하 3도, 예보에는 영상이라고 하더니 이제는
예보도 못믿겠네. 아침에 난롯재를 버리려 밭에
나갔더니 서릿발이 서걱서걱... 그 소리가 어찌나
좋게 들리는지 몰랐다. 그리고 들어와 장작불을
지폈더니 이내 집안이 훈훈하다. 겨울날은 이런
재미에 산골살이를 하는 것이겠지 싶다.
십여년 시궁창을 지나오며
곧 벗어난다는 일념이었지
좀더 가야겠지만(시궁 건더기도 있고)
가다 보면 또 못 가도
간 만큼의 보람도 조금 느끼고
나도 돌탑에 기여하고 싶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