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이제는 비워야 할 때...
이제 짧디짧은 가을은 소리소문없이 지나가고
심술쟁이 겨울이 슬며시 문턱을 넘고 들어섰다.
만산만홍의 그 울긋불긋 예뻤던 가을이 아쉽다.
이제 퇴색되어 추풍낙엽 신세로 땅에 나뒹군다.
자연의 이치이고 자연의 순리인걸 어쩌겠는가?
아쉽지만 내년을 기약하는 수 밖에...
며칠전에 가을걷이를 모두 끝내고 밭을 비웠다.
지난봄부터 얼마전까지 가득찼던 밭이 훵하다.
다음해를 위해 이제는 비워야만 하는 시기이다.
품고 있던 모든 걸 다 내어준 밭이 너무 고맙다.
그러고도 아무런 불평불만없는 밭을 닮고싶다.
너무나 복잡한 세상에 살아가다보니...
이제 남은 것은 마른 꽃대를 잘라주는 일이다.
봄부터 늦가을까지 눈과 코를 즐겁게 해주었다.
새싹부터 시작하여 잎이 나고 꽃피고 열매맺는
일련의 과정을 통하여 감동받고 선물도 받았다.
이제 그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 조용히 물러간다.
식물에게서 시와 때를 맞추는 법을 배우는데...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들 중에서 우리네
사람이 가장 자연의 이치, 자연의 순리에 어긋난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 같다. 아주 깨끗하게 사는
것 같지만 가장 추하게 사는 것이 사람이 아닐까?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부 몰지각한 사람은
사리사욕을 위해서는 온갖 추악한 짓을 서슴없이
자행할 뿐만 아니라 자기의 추하고 악한 모습을
스스로 볼 줄을 모르고 그저 어리석은 행동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 세상 태어날 때 빈손으로 왔고
저 세상으로 갈 때도 빈손으로 갈 것임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왜 그리도 과한 욕심을
부리면서 남을 짓밟고 몹쓸 짓을 하고 있는 걸까?
갑작스레 맹자(孟子)의 성선설(性善說)이 맞는
것일까? 아니면 순자(荀子)의 성악설(性惡說)이
맞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생기는데...
*이제 촌부의 기상 시간에는 동이 트기도 전이라
날이 어둠컴컴하다. 한참을 기다려야 날이 밝아
얼마전까지 하던 아침에 산행을 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그래서 순서를 바꿔서 해야할 것 같다.
그나마 지금은 괜찮지만 이제 머잖아 눈내리는
겨울이 오면 이마저도 아침에 하기에는 어렵다.
어제와 같은 영상 7도의 기온이지만 바람이 좀
살랑거리며 불고 잔뜩 흐리게 시작한다. 어제도
종일 흐리고 오전에 잠시 빗방울이 들어서 한창
말리고 있는 콩대를 제대로 못말렸는데 오늘도
심상찮으니 은근히 걱정이 된다. 콩타작만 하면
더 이상 바쁜일은 없는데...
성선이고 성악이고
내보기엔 일체유심조 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