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을씨년스런 가을날이네.
10월의 마지막 날이다.
아침부터 을씨년스럽게 시작한다.
영하 2도의 기온에 지붕위에 하얗게 내린 서리,
구름으로 가려져서 잔뜩 찌푸린 하늘이 뿌옇다.
짧디짧은 가을이 이렇게 소리없이 가려는가 보다.
여느날 보다 꽤 늦은 시간 아침 산행을 다녀왔다.
이제 꺽다리 낙엽송도 뾰족한 잎파리가 노랗다.
낙엽송 잎파리가 물들고 하나둘 땅에 떨어지면
이 가을도 꼬리를 감추려는 채비를 하는 시기다.
왠지 쓸쓸함과 외로움이 다가와 가슴을 후빈다.
차디찬 서리가 무거웠을까 이슬방울 무거웠을까?
울긋불긋 예쁘게 물들어가던 단풍잎이 떨어져서
땅바닥을 덮어 마치 단풍으로 수를 놓은 듯하다.
어찌나 예쁜지 도저히 밟을 엄두가 나질않는다.
이렇게 또 가을이 가는구나 하며 바라만 보았다.
*엊그제부터 밭에서 가을걷이를 마무리하였으니
내친김에 겨울채비의 가장 큰 일이라 할 수 있는
김장을 하자고 아내가 서두른다. 어제 저녁무렵
마을아우네 밭에서 배추 서른포기를 자동차에다
싣고 왔다. 그다지 포기가 크지는 않지만 아내의
취향에는 딱맞는 수준이라며 싱글벙글 좋단다.
오전에 절여놓고 준비를 하여 저녁에 마무리를
할 계획이란다. 마치 번갯불에 콩 볶아 먹는다는
속담처럼 겨울채비를 일사천리로 해치우는 것이
좋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더 추워지기전에 싹
해놓고 들어 앉으면 속은 편할 것이다. 이따가
저녁에 배추쌈과 수육으로 한잔하게 되겠지?
그럼 이제 슬슬 일을 시작해볼꺼나...
웃으며 하는 김장 맛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