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자연의 선물로 흐믓한 날...
♤선물 하나, 잣송이가 돈이 되네!
사나흘 아침저녁 운동삼아 산책삼아 뒷산과 옆산
잣나무숲어 올라 시나브로 주워다 나른 잣송이가
차곡차곡 담았더니 어느사이 마대자루에 한가득
채워졌다. 그렇다면 읍내에 나가서 돈으로 바꿔야
겠구나 했다. 마대자루를 어깨에 매고 자동차까지
가는데 어찌나 묵직한지 꽤나 무게가 나가겠구나
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저울에 올려놓으니 30kg이
넘었다. 주인장 아주머니께서 하는 말 "어제 오늘
주운 잣은 비에 젖어서 무게가 더 나가니 서로가
곤란한데 어쩌죠? 이 마대 크기로는 가득 채우면
보통 25kg정도인데..." 듣고보니 맞는 말씀이라서
"네~ 그러세요. 산책삼아 운동삼아 잣송이 주워온
것이지 돈벌이 하려는 것은 아니니까 괜찮습니다.
알아서 계산해주세요."라고 했더니 "애써 주워서
오신 것인데 죄송해서 그러죠"라고 미안해 하시며
25kg으로 값을 계산해 주셨다. 오히려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나오는데 촌부의 발걸음이 가벼웠다.
자연이 주는 선물인데 그 몇kg을 가지고 옥신각신
할 필요도 없으며 서로 좋은게 좋은 것이니까...
♤선물 둘, 장작도 돈이지?
읍내에 나갔다가 오는 길에 큰처남댁에 들렸더니
형수님께서 난로가 있는 우리에게 준다고 봄부터
톱으로 잘라서 쌓아놓은 장작을 가져가라고 했다.
가져온다고 하면서 정작 가면 잊어버리곤 했는데
아차 싶어서 아내와 함께 오후에 가서 싣고 왔다.
내친김에 지난주에 잘라놓고 비가 내려 미처 쌓지
못했던 장작용나무를 장작집에 쌓는 일을 하였다.
둘째네 집옆에 잘라놓아 우선 나무를 축대밑으로
던져놓고 그 다음 장작집까지는 손수레로 나르는
일이다. 장난하듯 아내와 함께 축대위에서 아래로
나무던지기 시합을 하면서 재미있게 일을 하느라
힘든 줄도 몰랐다. 그리고 나서 촌부는 던져놓은
나무를 손수레로 나르고 아내는 장작집에 쌓고...
둘이 손발이 척척 맞는다. 아내가 웃으면서 하는
말이 아주 재밌다. "여보셔! 우리는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는 나뭇꾼과 선녀 맞지?"라고 하기에 "암~
그렇고 말고..."라고 대답하고 나서 이내 "그런데
나뭇꾼 영감탱이와 산골 할멈이 더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했더니 "난 아직 할멈 아녀!"라며 웃었다.
이제 남은 나무를 마저 자르면 오는 겨울 땔감은
걱정없을 것 같다. 남들은 장작을 돈을 주고 사는
데 우린 주변의 간벌한 산에서 주워오니까 이것이
바로 자연의 선물이고 돈이 아닐까 싶다.
*새벽부터 또 비가 내리고 있다. 가을에 달갑잖은
태풍이 찾아와 우리를 긴장하고 있다. 제주도를
비롯한 남쪽지방은 벌써부터 태풍으로 인한 큰
피해가 생기고 있다니 걱정이다. 더 큰 피해가
없었으면 좋겠는데... 그나저나 어제 아내와 함께
장작집에 나무를 나르고 쌓아 잘 덮어 두었는데
결국은 비설거지를 한 셈이 되었으니 절묘하게
시간을 잘 맞춰서 일을 한 것 같아 다행스럽다.
요즘같은 가을철에 오는 비는 정말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비인데 얼마나 내리려나 걱정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