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잣나무숲으로 가는 마음은...
요즘은 아침 저녁으로 뒷산, 옆산에 올라가는 것이
촌부의 아주 중요한 소일거리이며 일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둠이 걷히기전인 이른 아침에도
어둠이 덮히기전인 늦은 오후에도 잣나무숲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잣나무가 서있는 숲으로 가려면
길도 없는 풀섶을 헤치며 온갖 나무들이 빼곡하게
서있는 숲속을 지나며 걸어서 오른다. 그 기분은
뭐라고 형용할 수없는 즐거움이고 기쁨이며 또한
나홀로 갖는 시간이라서 정말 좋다. 혼자 걸으며
많은 생각을 골똘히 하기보다는 머리속을 비우는
시간이 된다. 맑디맑은 공기가 폐부를 정화시키고
바스락거리는 낙엽밟는 소리가 귀를 즐겁게 하고
하늘의 구름, 땅에 보이는 수많은 종류의 나무들과
풀들을 보는 눈은 호사를 누린다. 욕심은 버리고
혼자만의 무아지경에 빠져든다고나 할까?
그런데 효과는 잣나무숲에 도착한 뒤에 발생한다.
은은한 잣향기가 솔솔 풍기고 뭐라 표현할 수없는
느낌이 온몸으로 스며든다. 잣나무숲에는 나무와
식물들이 해충이나 곰팡이에 저항하려고 스스로
만들어내는 휘발성 물질 피톤치드를 뿜어낸다고
하는데 아마도 온몸으로 스며드는 그 느낌은 바로
피톤치드 때문에 그런것 아닌가 싶다. 피톤치드는
각종 감염질환과 아토피 피부염 치료에 아주 좋은
효능이 있으며 힐링에는 더 없이 좋다고 한다.
잣나무숲에 들어서면 촌부의 두눈은 빛이 나듯이
사방을 주시한다. 풀섶을 헤치고 키작은 나무사이,
잣나무 밑을 보면 파르스름한 잣송이가 숨어있다.
청설모가 따거나 바람이 불면 엄청 높다란 잣나무
꼭데기에서 떨어지는 낙차에 잣송이는 풀섶에 푹
박히고 나뭇가지 밑에 숨어있어서 눈을 크게 뜨고
자세히 보지않으면 지나치기 일쑤다. 청설모들이
따서 떨구어 놓은 잣송이는 대부분 잣나무 부근에
까먹고 남은 잣송이가 보이면 그 주변에 틀림없이
한두송이 많게는 서너송이가 있다. 잣은 꼭데기의
가지끝에 사방형으로 네송이가 열린다. 청설모가
한개씩 따는 것이 아니고 한꺼번에 모두다 따놓고
내려와서 잣을 까먹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것이
맞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동안 몇해를 산에서
잣을 주우며 촌부가 관찰하고 터득한 결과인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뒷산 옆산 잣나무숲으로 가는
것은 아마도 운동은 핑계고 잣송이에 눈이 멀어서
가는 것이 옳은 이유가 아닌가 싶다. 운동도 하고
잣송이도 줍고 일거양득이기는 하지만 생각하면
결론은 주객전도이다. 그동안 시나브로 주운 것을
모아 마대부대에 담아 읍내 건강원에 내다팔았다.
며칠전 작은 부대 7개에 담은 73kg, 어제 오전에
큰 부대에 담아 24kg, 어제 아침과 오후에 그리고
오늘 아침에 주워와 집에 있는 것을 모두 합치면
100kg이 훨씬 넘을 것 같다. 아주 짭짤한 촌부의
수입인걸. ㅎㅎ
수입산도 kg당 몇만원 하지
가을수확으론 짭짤하겠네
어머니도 오셔 씀새가 컸을거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