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가을비가 내리는 아침에...
언제부터 내렸는지 모르지만 자고나니 비가 꽤나
거세게 내리고 있다. 그다지 반갑지않은 비인데...
하지만 밭에서 한창 자라고 있는 채소들은 아마도
신이 났을 것 같다. 비가 주룩거리고 있으니 오늘
아침산행은 포기를 했다. 비를 맞으면서까지 산에
다녀오면 아내에게 호되게 혼이 나게 될테니까...
그래도 주인 촌부의 발걸음을 기다리는 채소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우산을 쓰고 밭으로 나가보았다.
지금 밭에서는 무우와 총각무우 그리고 얼마전에
씨앗을 뿌린 청갓이 잘 자라고 있다. 올해 두번째
채소들이 자라고 있는 것이다. 상추, 오이, 참외,
토마토, 브로콜리, 줄콩을 수확하고 난 그 자리에
심었는데 아주 튼실하게 잘 자라주고 있는 것...
비를 맞아 그런지 더 싱싱하고 싱그럽게 보인다.
채소들에게 아침인사를 건네는 이 촌부의 마음이
너무나 뿌듯하다. 무우와 총각무우는 세번에 걸쳐
씨앗을 뿌렸다. 앞선 채소들 정리에 따라 시차가
생겨 어쩔 수가 없었다. 가장 먼저 씨앗을 뿌렸던
녀석들은 이미 뿌리가 들기 시작하였고 두번째와
세번째 뿌린 녀석들도 꽤 많이 자랐다. 밭이 조금
남아서 그 자리에는 올해 처음으로 청갓 씨앗을
사다가 뿌려놓았더니 지금 막 새싹이 트고 있다.
이 녀석들은 다음달 말까지 밭에서 쑥쑥 자라고
나면 입동무렵쯤에 하게 될 김장에 요긴하게 쓰일
것이다. 무럭무럭 자라서 산골가족을 즐겁게 해줄
채소들에게 아침인사를 하며 오늘을 시작한다.
이런 반복에 익숙하고 초연해질 쯤
다른 세상이 기다리겠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