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한가위 추석명절에...
오늘은 민족의 大명절이라는 한가위 추석날이다.
예전과 달리 요즘은 명절이라기보다는 그저 쉬는
날이라는 개념으로 바뀌고 있는 것 같다. 촌부의
어린시절에는 기다리고 또 손꼽아 기다렸던 것이
명절이었는데 지금 아이들은 그 당시 우리들만큼
그런 분위기는 아닌것 같다. 하기사 그때는 정말
못먹고 못살던 시절이어서 명절때나 되어야 온갖
기름진 음식을 먹을 수가 있었으니 기다렸는지도
모르겠다. 요즘이야 언제라도 먹을 수가 있을뿐만
아니라 식성대로 골라서 먹는 풍부한 시대인지라
그때처럼 먹는 것에 연연하지는 않는 것 아닐까?
요즘을 촌부의 어린시절을 기준으로 본다면 모든
것이 풍부할 뿐더러 특히 먹거리는 많이 넉넉하고
고급스럽고 좋다. 하지만 마음은 그때보다 훨씬
좋다는 것을 못느끼고 명절이라는 개념이 자꾸만
퇴색되어가는 느낌은 촌부만의 생각일까?
촌부의 어린시절에는 추석이 다가오면 할머니나
어머니들은 며칠전부터 바빴다. 제기를 비롯하여
집에서 쓰는 놋그릇부터 꺼내 닦는 일부터 시작을
하였었다. 기억컨데 수세미 대신에 볏짚을 말아서
만든 지푸라기에다 재를 물에 개어 세제로 썼었던
것이 어렴풋이 생각난다. 대대로 대가였던 촌부네
집은 할머니의 진두지휘로 며느리인 어머니들은
각자 분업하여 그 많은 음식을 장만하곤 하였다.
그렇게 장만한 음식은 대처에 나가있던 식구들이
돌아오고 마을사람들이 인사를 와서 함께 나누는
정이 있었다. 아이들은 때는 이때다 싶어 기름진
음식을 양껏 배불리 먹어 배탈이 나기도 하였다.
지금 와서 생각하니 그때가 많이 그립기도 하다.
이제는 아들녀석이 장성하여 도시에서 이 산골로
명절을 쇠러 온다. 부모인 우리가 노후를 물좋고
공기좋은 산골에 살겠다고 이곳에 와서 살다보니
이럴때는 아들녀석이 집에 오는 것이 조금은 힘들
것 같아 한편으로 미안한 생각도 든다. 2시간이면
오는 거리를 무려 배나 더 되는 4시간반이나 걸려
왔으니... 하지만 그만큼 만남의 반가움과 기쁨도
더 컸다. 아들의 일 때문에 오랜만의 만남이라서
더 그렇다. 아마도 옛부터 명절은 조상을 기리고
여기저기 흩어져 사는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정을 나누는 시간이 아닐까 싶다. 어젯밤 아들과
함께 아내가 해준 음식으로 술한잔을 나누었는데
어찌나 술맛이 좋았는지 모른다. 또 함께 영화도
보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모처럼 너무나
즐거운 만남의 시간을 가져서 아내도 촌부도 아주
기분이 좋았다. 이런것이 명절이 아닐까 싶은데...
이번 추석에는 어머님의 병환으로 차례를 생략해
하늘에 계신 너무 아버님께는 죄송스럽다. 하지만
당신의 사랑하는 아내가 편찮으시니 이해하시라
믿는다. 마음이 좀 찜찜해서 이른 아침 아버님과
장인어르신이 계신 뒷산에 올라가 술한잔 드리고
왔다. 아내도 차례를 생략하기가 좀 그렇다면서
간단하게 밥과 국, 조금의 음식을 차려놓고 잠시
약식으로 차례를 모셨다. 마음이고 정성이니까...
우리는 일 때문에 못가지만 대신에 아들녀석이
할머니를 뵈러간다며 아침식사후에 서울로 갔다.
녀석이 대견스럽고 고맙다. 더 있다가 가면 좋긴
하겠지만 우리 대신 할머니를 뵈러간다고 하여서
아쉬움을 뒤로하고 반가운 마음으로 보냈다.
덕수64회 친구들 즐거운 추석명절 보내시기를.^^
맛난 술이지. MERRY CHUS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