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아쉽지만 고마웠다!
이제 오이도 호박도 끝물인가 보다. 날이 갈수록
덩굴이 시들어 가고 꽃은 피지만 열매를 제대로
맺지못한다. 지난 봄부터 지금껏 참으로 고마운
열매채소였다. 하루가 다르게 자고나면 군데군데
오이가 대롱대롱 달려있었고 풀섶에는 호박들이
숨박꼭질 하듯이 잎파리들 사이에 숨어서 자라고
있었다. 한동안은 남을 정도로 많이 열려서 주변
이웃들과 제법 많이 나누곤 하였다. 거름이라고는
퇴비를 조금 넣은 것뿐인데 주인을 기쁘게 하려고
그렇게 많이 열어주었는가 싶어서 너무나 고맙다.
하지만 이제는 내년 봄을 기약하며 마무리 해야할
시기가 되었다. 덩굴은 퇴비장으로 가서 몇해를
썩힌 다음에 다시 이 밭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
그래도 아직은 호박이 꽃도 피고 풀섶에 군데군데
열리고 있다. 호박덩굴은 좀 더 두고 보기로 하고
오이덩굴부터 정리를 하였다. 올해는 오이를 많이
심는다고 한 것이 참외모종을 심어 처음에는 조금
아쉬운듯 했지만 고맙게도 참외도 많이 따먹었고
오이도 그런대로 꽤 많이 수확을 하였다. 이제는
밭이 훵해졌다. 상추꽃대를 시작으로 하여 토마토,
참외덩굴, 줄콩줄기를 걷었고 이제 오이덩굴마저
걷어내고 나니 가지와 해바라기 그리고 세번걸쳐
뿌려놓은 무우와 총각무우가 그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하지만 얼마전까지 한가득이던 밭의 모습은
이제 볼 수가 없다. 아쉬움은 남지만 머잖아 다시
무우가 자라서 가득 채워줄 것이다. 지난 봄부터
지금껏 오랜동안 우리가족들의 눈을 즐겁게 했고
싱싱하고 신선한 먹거리로 입을 호사시켜 주었던
채소들이 너무나 고마웠다. 이제 내년을 기약하며
밭설거지를 하였다. 오이덩굴을 걷은 밭에는 다시
쪽파를 심어볼까 싶다.
※아침이 밝았는데 자욱하게 드리운 안개 때문에
사방을 분간할 수가 없다. 낮엔 날씨가 좋으려나
보다. 어제까지 연일 추적거리며 내리던 지루한
비는 그쳤다. 가을장마인 듯하여 걱정되었는데...
이른 아침 오랜만에 뒷산에 다녀오느라 촌부의
단상이 늦어졌다. 이제 드디어 촌부가 종횡무진
산을 누벼야 할 시기가 다가온 것 같다. 자연이
주는 오미자, 잣을 비롯한 많은 선물을 받으러...
단물 다 빠지고
지나면 끝이지
꽃은 시들 열매는 아웃
가지는 마르고 비틀어지고
다음 씨가 역활 해야지
지금까지의 씨는 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