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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한창이고 끝물이며 시작이다!

촉촉하고 시원하게 비가 내리는 아침이다.
처서(處暑)가 지났지만 올여름은 유난하리
만큼 늦게까지 폭염의 기승이 대단하였다.
뉴스에는 연일 폭염과 열대야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들이 거의 꼬박 한달 가까이 다뤄지고
있다. 다들 고생이 많은 것 같아서 안타깝다.
기상예보에는 연일 기상특보를 발효했었다.
근래에 소나기를 예보했으나 거의 맞는 날이
드물었다. 비를 기다리는 사람들 마음을 더
타 들어가게 하는 것 같아서 신뢰가 안갔다.

그런데 어젯밤부터 지금까지 꽤나 촉촉하게
비가 내려서 얼마나 반갑고 하늘이 고마운지
모른다. 모처럼 날씨예보가 맞아 떨어져 참
좋다. 내리고 있는 이 비는 폭염을 잠재우는
고마운 단비임에는 틀림이 없을 것 같은데...
지금 막 새싹이 돋아나는 무우가 비를 흠뻑
맞고 있다. 얼마나 좋아할까? 촌부의 마음이
이렇게 흐믓하고 좋은데...

한창이고...
여름의 끝자락임에도 아직도 한창인 참외가
매일 촌부의 눈과 입을 즐겁게 하고 있어서
너무나 고맙다. 생각하지도 않은 참외농사가
이렇게 효자 농작물이 될 줄은 미처 몰랐다.
아마도 촌부가 세상에 태어나 지금에 이르기
까지 올해만큼 참외를 많이 먹은 적이 없다.
지금도 군데군데 떡하니 밭에 드러누워 익고
있다. 얼마전 오이줄을 타고 올라가서 열린
녀석들에게 받침대를 만들어 주었더니 아주
노랗게 익고 있다. 이름하여 '해먹타는 참외'
이다. 싱싱하고 아삭아삭하게 맛좋은 참외를
따먹는 재미에 빠진 아내는 내년에도 참외를
꼭 기르자고... 내년에는 제대로 길러봐야지.

끝물인듯...
한동안 꽤나 많이 따먹었고 한꺼번에 너무나
많이 열려 지인들과 나누기까지 했던 호박...
이제 이 호박도 끝물에 가까운 것 같다. 아직
조금 더 열릴 것 같긴 하지만 아무래도 이젠
거의 끝물에 가까워서 그런지 열리는 양이
현저히 줄었다. 풀섶에 숨어서 잘 익어가는
두 녀석이 보인다. 작년에는 제대로 잘 익은
늙은 호박을 따는 것을 실패했는데 올해는
제대로 거두려나? 그나저나 앞으로 아내가
좋아하는 애호박을 언제까지 딸 수 있을까?

시작이다.
밤부터 내린 비를 맞고 밤새 쑤욱 자란듯한
무우 새싹이 싱그럽게 보인다. 엄마 젖먹고
기쁨에 옹알거리는 젖먹이 어린아이 마냥...
이제 막 새싹 돋아나기 시작인데 심한 폭염
때문에 잎이 마를까봐 걱정을 했다. 목마른
농작물들에게는 지금 내리는 이 비는 고마운
단비이다. 이제 돋아난 새싹들이 비를 맞고
무럭무럭 자라게 될 것을 생각하니 기쁘다.
시차를 두고 씨앗을 심은 무우와 총각무우가
제대로 자라준다면 우리 산골식구들의 김장
무우와 총각김치를 담그기에는 충분한 양이
될 것 같다. 그저 잘 자라주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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