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농사 지은 분 따로, 수확하는 사람 따로...
어제 저녁무렵 아내와 함께 큰처남댁 밭에서
감자를 캐왔다. 벌써 며칠전부터 형수님께서
감자를 캐다가 먹으라 하셨지만 애써 농사를
지은 것인데 그냥 캐다 먹는다는 것이 많이
미안한 감이 들어서 망설였다. 어제 또다시
아내에게 전화하여 감자를 캐서까지 줄 수는
없으니 빨리 캐가라고 하셔서 염치불구하고
다녀왔다. 올해는 잦은 비와 폭염 때문인지
감자농사가 여느해 만큼 잘 되지는 않았다.
씨알이 굵은 것은 밭에서 이미 썩고 있었다.
많이 캐가라고 하셨지만 욕심을 낼 필요가
없이 먹을 만큼만 캔다고 했더니 상관없으니
많이 캐라고 성화시다. 아내와 함께 호미를
들고 감자밭 두둑을 조심스레 V자라로 파서
감자를 캤다. 흙을 뒤집자마자 눈에 보이는
감자들이 어찌나 반가운지... 얼마나 캤을까?
가져간 플라스틱 상자에 담으니 두 상자에
가득이다. 그만 캔다고 하니 더 캐지 왜 그만
캐냐고 하셨지만 상자를 들고 밭을 나왔다.
봄부터 지금껏 농사를 지으시느라 땀흘리며
고생하시는 모습을 봐온터라 이 만큼도 너무
감사하다. 그러고 보니 농사를 지은 분 따로,
수확의 기쁨을 맛보는 사람 따로인 격이다.
집에 가져와 그늘이 지는 데크에 말려 놓고
씨알 좋은 것 서너개를 골라서 쪘는데 맛이
아주 좋고 햅감자라서 그런지 분도 많았다.
형수님! 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
이른 아침 안개가 자욱하다. 여전히 오늘도
폭염이 이어지려나 보다. 오이밭에 나가서
주렁주렁 매달린 오이를 조금 따다 놓았다.
아내는 따온 오이를 맛있는 오이장아찌를
담근다. 그동안 시나브로 따가 담근 것이 꽤
많은 양이 된다며 좋단다. 두고두고 다음해
오이 나올 때까지 좋은 밑반찬이 될 것이다.
참, 밭에 나가기전에 올림픽 축구예선전에서
멕시코를 1:0으로 제치고 8강에 나갔다는
소식이 있었다. 새벽 경기라서 중계를 지켜
보지는 못했지만 후반 막바지만 잠시 봤다.
우리 선수들이 잘했다. 이 여세를 몰아 부디
다음에 이어지는 경기도 잘하여서 메달을
따기를 기대해본다. 대한민국 화이팅~!!!


감자캐랴 쪄 먹을랴
축구 챙길랴
보따리가 큰 뽀가가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