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작은 것 같지만 큰 기쁨...
한낮 기온이 무려 30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아내의 절친한 친구가
사는 대구는 쪄죽는다고 난리였다. 오랫동안
우리가 살다 온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도
거의 사람의 체온을 육박하는 기온으로 엄청
고생을 하고 있단다. 경기도 어느 곳은 무려
39도를 기록했다는 뉴스가 놀랍다. 그리고
올해의 여름날은 유난히 더 덥고 더 습하여
일상생활하는 것은 물론이고 열대야 때문에
밤잠을 설쳐 무척 힘들다고 난리법석들이다.
그런데 우리가 사는 산골은 어떤가? 한낮엔
여느 고장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 덥다.
하지만 열대야가 없는 산골은 해가 서산으로
너머가고 땅거미가 지면 언제 한낮의 더위가
있었는가 싶을만큼이나 선선하고 서늘하다.
이런 곳에서 사는 것도 복이라면 복이겠지?
작은 것 같지만 큰 기쁨이라고 여겨지는데...
어제 저녁무렵 아내와 함께 큰처남댁에 잠시
다녀왔다. 아내가 황도, 백도, 천도 복숭아로
병조림을 해서 나눠먹는다며 갖다 드리려고
들린 것이다. 인근의 같은 마을이지만 차를
타고 가야 한다. 형수님께서 항상 여러모로
신경을 많이 써주셔서 작은 것일지라도 서로
나누곤 한다. 늘 반갑게 맞아주셔서 고맙다.
얼마전 멧돼지 피해를 입은 옥수수밭을 보며
아내는 눈물이 날 것 같다고 했다. 형수님도
올해 옥수수 농사를 모두 망쳐서 속이 많이
상하신다며 쑥대밭이 된 옥수수밭의 참상을
보여주셨다. 그렇지만 다행스럽게도 고추와
호박, 수박을 심은 밭은 괜찮았다. 형수님이
농사를 얼마나 잘 지으시는지 크고 튼실한
고추가 주렁주렁 열려 빨갛게 익어가고 있고
호박은 어찌나 크게 자랐는지 엄청 큰 것이
누렇게 익고 있는데 나중 다 익으면 아마도
혼자서는 들지도 못할 만큼 무게가 나갈 것
같다며 자랑을 하셨다. 수박밭에서 잘 익은
큼직한 수박을 한통 따서 시누이인 아내에게
안겨주며 가져가 먹으라고 하셨다. 태어나서
처음 밭에서 수박을 따봤다며 수박을 품에다
안고 싱글벙글 좋아 어쩔 줄 모르는 아내의
모습이 너무 보기가 좋았다. 그 모습을 보고
형수님께서도 흐믓해 하시면서 함께 웃었다.
이 또한 작은 것 같지만 큰 기쁨이 아닐까?



형수라...
서양선 엉클이면 다 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