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이런 맛, 이런 기분에...
아내와 함께 밭에 나갔다.
우리가 농사를 짓는 밭이다.
그 밭에서 나는 것들을 거두려고...
밭가의 자그마한 나무에
주렁주렁 꼬야(산자두)가 익어간다.
잘 익은 것을 따고 떨어진 것도 줍고...
온갖 열매채소들이 빼곡하다.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이 달려있다.
오이, 가지, 고추, 방울토마토, 호박, 참외...
잎채소도 뿌리채소도 꽃채소도
이제는 거의 다 자라서 한창이다.
상추, 깻잎, 자소엽, 브로콜리, 콜라비...
봄부터 지금껏 땀흘리며 매일 함께 했다.
정성껏 가꾸고 애써 기른 보람과 결실이다.
이렇게 아내와 함께 수확의 기쁨을 맛본다.
햇볕과 비를 내려준 하늘에 감사하고
고이고이 품어 길러준 흙, 땅이 고맙고
신선한 공기를 주는 자연앞에 고개 숙인다.
노란 참외를 들고 흐믓해하는 아내
잘 익은 꼬야를 따는 촌부의 손길
우리는 이렇게 오늘을 즐겁게 즐긴다.
이런 맛, 이런 기분에
우리는 아주 작은 밭, 작은 농사이지만
즐겁게 농사짓고 고맙게 거두고 있다.
●요며칠 엄청스레 무덥고 습한 찜통더위가
이어져 오고 있다. 도시는 말 그대로 장난
아닌가 보다. 올여름은 유난히 더 무더운
느낌이다. 장마철이라서 그렇겠지만 이제
장마도 막바지란다. 이른 아침부터 매미가
요란하게 울기 시작한다. 요녀석들은 거의
장마가 끝날 무렵이면 나타난다. 6~7년을
땅속에서 유충으로 있다가 한 보름정도의
너무 짧은 생을 보내야 하는 원망과 한탄의
울음소리일까 아님 나름의 노랫소리일까?


여기저기 매미 시체가 굴러댕겨
보름사는 매미나 천년사는 주목이나
반세기 좀더 사는 버러지나
한 생이지 억겁속의 찰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