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달맞이 꽃, 봉숭아 꽃...
● 달맞이 꽃
채 동이 트기전 이른 아침에 바깥에 나가면
노란색 달맞이꽃이 수줍은 듯 인사를 한다.
낮에는 햇볕 눈부시고 부끄러워 숨었다가
달밝은 밤이면 달님을 맞이하며 피었다가
아침이면 그만 시들어 버리는 달맞이 꽃...
오래전 어느 가수가 부른 가요가 생각난다.
'얼마나 기다리다 꽃이 됐나
달밝은 밤이 오면 홀로 피어
쓸쓸히 쓸쓸히 미소를 띠는
그 이름 달맞이 꽃
아~ 아~ 아
서산에 달님도 기울어
새파란 달빛 아래 고개숙인
네 모습 애처롭구나'
슬픈 전설을 간직한 꽃이라 그런지 몰라도
'기다림, 밤의 요정, 소원, 마법, 마력'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는 노랗고 예쁜 꽃이다.
알고보니 저멀리 남미 칠레가 고향이란다.
언제 이 먼 곳까지 찾아와 귀화를 했을까?
이런 식물을 우리는 귀화식물이라고 한다.
이 녀석 키가 1m 가까이 자라고 한그루에
많은 꽃이 피며 또한 씨방에 아주 자그마한
씨앗을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이 품고 있다.
2년을 사는 두해살이풀인데 그래서 그런지
번식력이 얼마나 강한지 모르는 야생초이다.
● 봉숭아 꽃
밭가와 자작나뭇길 사이에 몇그루 심어놓은
봉숭아가 아주 빨갛고 예쁘게 꽃을 피웠다.
예쁘기는 하지만 슬픈 느낌이 드는 꽃이다.
봉숭아 꽃을 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김형준(金亨俊) 선생의 시에 홍난파(洪蘭
坡) 선생이 곡을 붙인 '봉선화'란 가곡이다.
나라를 잃은 슬픔을 노래한 시를 작곡가의
바이올린독주곡 <애수(哀愁)>의 선율에다
맞춘 곡이 애잔하여 마음을 에는 느낌이다.
'울 밑에 선 봉선화야
네 모양이 처량하다.
길고 긴 날 여름철에
아름답게 꽃필 적에
어여쁘신 아가씨들
너를 반겨 놀았도다.'
그 옛날 우리네 누이들은 봉숭아 꽃을 따서
찧어 손톱에 물을 들이곤 했었다. 요즘에야
메니큐어가 있어 봉숭아 꽃으로 손톱에 물을
들이는 것이 흔치는 않은 것 같다. 그런것이
요즘 세상에는 낯설은 느낌이 드는 것같기도
하고 자꾸만 잊혀져 가는 옛 추억의 모습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 참외 순지르기
여름의 한가운데라고 할 수가 있는 7월도
이제 하순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른 감이
있지만 장마도 거의 끝무렵 아닌가 싶다.
이른 아침 참외 순자르기를 하였다. 처음
기르는 것이라 재배법을 알지도 못하여서
그냥 심어 놓으면 열리는 것으로 알았다.
그런데 몇개가 열려서 익고 있을뿐이라서
이상하다 싶어 자료를 찾아보니 아뿔싸
순지르기를 하지않아 숫꽃만 피고 열매를
맺는 암꽃이 피지않았던 것이다. 무수히
피는 노란꽃을 보며 많이 열리겠구나 하고
그냥 두었더니 그게 바로 숫꽃이었던 것...
사전에 배우고 익혀서 재배를 해야 함인데
무지한 촌부의 또하나 실수이고 경험이다.
뒤늦게나마 알았고 순지르기를 했으니까
암꽃이 피고 참외가 달리겠지? 기다리다
보면 그 결과가 있으리라 기대를 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