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장맛비 내리는 날에는...
사나흘째 장맛비가 거세게 세차게 겁나게
쏟아져 내리고 있다. 장마철이니 그러려니
하지만 연일 하늘에 구멍이라도 뚤린듯이
내리는 비는 지겹고 귀찮고 성가시고 싫다.
그렇지만 어떡하겠는가? 자연현상이면서
자연의 섭리이고 자연의 이치인것을 어찌
자연앞에는 무기력한 하찮은 우리 인간이
거역하고 거스러겠는가? 누군가 그랬듯이
힘들고 지치면 차라리 즐기라고 하는 말이
생각난다. 장맛비가 쏟아지다가 그쳤다가
하기를 반복하는 날이라서 일을 하는 것도
그렇다. 비가 잠시 그쳐서 일을 할라손치면
또다시 오락가락하는 것이 장마철의 현상,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는 것도 근질근질...
무슨 일이라도 해보려고 우의를 입고 밭으로
나갔다. 오이 줄기와 토마토 가지를 정리해
주기로 했다. 내리는 장마 빗물을 잔뜩 먹어
그런지 오이와 토마토가 엄청나게 많이 자라
무성하게 줄기가 뻗어가고 가지가 이리저리
사방으로 뻗친다. 지지대를 추가로 더 박고
하늘 높은 줄을 모르고 높다랗게 뻗어 가는
녀석들을 정리해주었다. 이 일도 시작하여
끝내는 것이 한번에는 안되었다. 오락가락을
하는 장맛비 때문에... 아직도 미완성이다.
어제 점심무렵에 인근에 사시는 큰처남댁의
형수님께서 콩국수로 점심을 함께 하자면서
아내에게 전화를 주셨다. 그렇잖아도 봉평에
나가면서 들려 모시고 함께나가 짜장면이나
한 그릇씩 하고 오려고 했는데... 어찌되었던
형수님과 함께 식사를 하게 되었으니 잘 된
일, 예전부터 형수님 음식에 늘 감탄하며 잘
먹는 촌부다. 검은 콩을 섞어 곱게 갈아 만든
콩국에다 쌀국수를 넣어 먹으니 아주 별미...
비오는 날에는 부침개가 빠지면 안된다시며
호박을 따다 갖은 채소를 넣고 부쳐 주셨다.
그리고 진한 커피한잔을 들고 데크에 나와서
앉았다. 내리는 장맛비와 먼산 허리에 걸쳐
있는 구름과 안개, 짙은 녹색으로 변해가는
밭작물 모습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을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맛은 끝내주었다.
형수님의 점심에 보답이라도 하듯이 아내는
저녁을 준비했다. 낮에 잠시 봉평에 나갔을
때 고기를 사더니만 산골아낙표 스테이크를
만들었다. 요즘 한창 인기있는 백주부라고
부르는 백종원의 요리를 응용한 "돼지 목살
스테이크"란다. 양념을 하여 잘 구운 고기를
감자를 삶아 연유를 넣고 으깬 것에 얹어서
양파와 갖은 양념으로 만든 소스를 끼얹고
우리밭에서 따온 상추와 토마토등으로 만든
야채 샐러드를 곁들인 목살 스테이크 요리는
아내의 정성까지 더해져서 맛이 일품이었다.
밖에는 장맛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폭포처럼
흐르는 시냇물 소리를 들으며 한잔술과 함께
먹으니 이보다 더 좋은 만찬이 있을까 싶다.
촌부는 팔불출, 촌부의 일기는 또 지각이고...


선 선하니 장사는잘대내
너무조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