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몽실몽실한 터리풀 꽃을 보며...
군데군데 심어놓은 터리풀, 연분홍 솜털마냥
예쁜 꽃을 피워 눈을 즐겁게 한다. 이 녀석들
보면 아주 오래전 우리집에 옮겨 온 사연이
떠오른다. 어느해 늦은 봄날 비가 많이 내려
집옆을 흐르는 시냇물가에 군락을 이루어서
자라고 있었는데 많은 비에 군락지 일부분이
많은 양의 물에 쓸려나가는 것이 촌부 눈에
발견되어 위험을 무릅쓰고 삽을 들고 내려가
퍼다가 집에다 군데군데 심어 놓은 것이다.
결국 나머지는 그해 여름 장마철 많은 비에
쓸려 내려가버렸다. 그러니까 지금 우리집에
잘 자라고 있는 터리풀들은 촌부가 생명의
은인인 셈이다. 우리집에 자라는 야생초들은
거의 다 촌부와 연을 맺은 작은 사연이 있다.
터리풀은 주로 강원도와 경상도, 경기일원의
깊은 산골 다소 습한 계곡에 주로 서식하는
특산식물이라고 한다. 다년생의 야생초인데
줄기가 나뭇가지처럼 생겨서 나무로 착각을
할 정도이다. 촌부도 처음봤을 때는 나무가
아닌가 했었다. 키가 거의 1m 가까이 자라
키작은 나무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터리풀이란 이름은 꽃의 모양에서 유래한다.
꽃이 흡사 먼지떨이같이 생겼기 때문이라서
이름이 지어졌다고 전하는데 정작 터리풀은
이름과 달리 잎에 털이 없어서 민터리풀이라
부르기도 한다. "당신을 따르겠습니다"이란
꽃말은 어떤 연유에서 붙였는지 모르겠다.
●안개가 자욱한 모습으로 하루가 시작된다.
촌부의 하루는 동이 트기전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다. 몸에 밴 아침형 인간이라서 조금
빨리 시작된다고나 할까? 오늘도 새벽 5시
잠에서 깨었다. 요즘같은 하절기에는 산새
소리가 촌부의 알람이다. 녀석들 이른 아침
촌부더러 빨리 일어나 바깥으로 나오라고
지저귀는 듯하다. 이슬이 내려 촉촉한 아침
딱히 할 일은 그다지 많지않다. 산골에서야
눈에 보이는 것이 일이라고는 하지만 이제
밭일은 밭고랑에 나오는 쇠비름같은 잡초
뽑는 일 외는 거의 없으니 집주변에 무성한
잡초를 뽑거나 예초기로 깎는 일이 남았다.
불과 얼마전에 뽑고 깎았지만 그새 또 잔뜩
자라나 촌부의 눈을 거스리게 하고 있으니
호미를 들고 나서거나 예초기를 등에 지고
돌아다니게 한다. 아침에는 다른 식구들의
잠을 깨울 수가 있으니 예초기보다 호미를
들고 나서는 것이 옳다싶어 집계단에 자란
잡초를 뽑았다. 돌틈 사이에 온갖 잡초들이
자란다. 참으로 대단한 생명력이란 생각...
잡초를 다 뽑고나니 깔끔하여 너무 좋다.


근데 너무 멀다
댕겨오기 힘들어
그래서 멀리 잡았구나
벌레 꼬일까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