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올해는 따먹을 수 있으려나?
이제 산골은 녹음이 짙어만 간다.
6월도 하순으로 치닫고 있다.
반년의 시간이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내 삶에 다시오지 못할 그 시간들이...
그렇다고 후회할 일은 아닌듯 싶다.
이 시간이 가고 나면 또다른 시간은 온다.
가는 시간이야 어떻게 막으랴!
오는 시간을 소중히 맞이하는 수밖에...
시간의 흐름은 만물을 변하게 한다.
집입구 올라오는 길목에 있는 오미자 덩굴
송알송알 열매 열려 자그만 송이가 되었다.
잎파리 사이에 수줍은듯 숨어있는 모습이
어찌나 싱그럽고 정겹게 보이는지 모르겠다.
가을날에 빨갛고 곱게 익으면 송이째 따다가
효소 담그고 술도 담그고 차도 만들어야지.
벌써부터 다섯가지 오묘한 맛이 느껴진다.
조금 올라오면 반대편에 다래덩굴이 있다.
다래가 파릇파릇한 모습으로 엄청 달렸다.
그러나 지금껏 이 다래는 그림의 떡이었다.
가을날 말랑말랑하게 익기를 기다리다보면
어느새 청솔모와 다람쥐가 채 익기도 전에
덩굴을 타고 올라가 모두 다 따먹어 버린다.
올해는 무슨 수를 써더라도 막아야 할텐데...
그물망을 씌워 녀석들의 침범을 막아볼까?
이 산골에 함께 살면서 너무 이기적이고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는 행동은 아닐까?
또 하나 더, 집앞에 기르는 머루덩굴에는
머루가 꽤 많이 열려 주렁주렁 달려있다.
이 머루 또한 산골식구들이 차지하기에는
너무나 역부족임을 오랫동안 실감을 하였다.
머루는 제대로 익어야만 따는 야생과일이라
오며가며 까맣게 잘 익기를 기다려보지만
까뭇까뭇 익을 무렵의 어느날에 나가보면
온데간데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고 없다.
대부분 산새들의 소행인 것임을 잘 안다.
머루 몇송이를 먹겠다고 욕심을 부려서
그물망을 씌워놓을 수도 없는 노릇이니 원...
●이슬이 내려 촉촉한 일요일 아침이다.
이제 밭일은 그다지 할 일이 별로 없다.
심어놓은 채소들 손질은 안해도 스스로 잘
자라고 있다. 상추는 이미 따먹기 시작했고
세종류를 심은 호박도 몇개씩 열리고 있다.
엊그제 막내네가 왔다갈때 처음 열린 것을
따주었단다. 아침에 나가보니 엄청 많이도
열리고 있는데 이러다가 남아 돌겠다. 누가
다 먹을지 모르겠다. 식구래야 단 세식구뿐
장모님과 우리부부인데... 모두 멀리 밖에
나가 있으니 이를 어쩐다. 도시에 살고있는
아우들이나 친구나 지인들이 가깝게 살면
함께 나눠서 먹으면 좋으련만.., 그렇다고
택배로 보낼 수도 없으니... 이웃의 안 심은
집에 조금씩 나눠 주어야겠다. 상추도...
이런것을 두고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했던가? 그래도 모자라는 것보다 남들에게
베풀 수 있음이라 다행이라고 여기자.
*어제는 박계신 친구의 아들결혼식이 있었고
삼오회 정기모임이 있는 날이었는데 바빠서
그랬고 멀리 산다는 핑계 아닌 핑계로 두군데
다 참석을 못했다. 이 자리를 빌어 용서를 빈다.
아울러 박계신 친구 아드님의 결혼을 축하한다.



월경과 잘 섞어
6개월후에~~
목에 감기는 그 맛은 주겨주드래유
1978년 12월
좀 덜익은 머루주지만 끝나부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