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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조팝나무 전지를 마치고 나서...

어제 비가 오락가락하더니 아침이 촉촉하다.
산골은 안개와 구름에 덮혀 여름날의 모습이
좋다. 상쾌한 아침공기를 마시며 밭에 나가
이것저것 손을 본다. 자라고 있는 채소들과
아침 인사도 정답게 나누며 하루를 열었다.

그런데 아침시간은 왜 이렇게 잘 가는지...

해마다 이맘때면 조팝나무를 비롯한 조경수
전지작업을 한다. 올해도 이미 회양목, 옥향,
장모님댁 울타리 조팝나무는 전지를 마쳤다.
그리고 우리가족이 조팝나무길이라 부르는
곳의 조팝나무 전지를 끝냈다. 봄날 하얗게
꽃을 피워 우리들 눈을 즐겁게 해주고 나면
새순이 돋고 가지가 쭈삣쭈삣 뻗어 그 옛날
시골머슴아들 머리처럼 볼상 사납다. 그래서
일년에 한번씩 머리를 깎듯이 깔끔하게 정리
정돈을 해주는 것이다. 이 작업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작업용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우선 웃자란 가지는 대충 낫으로 잘라낸다.
그 다음 큰 전지가위로 정리를 하고 그런 뒤
작은 전지가위로 깔끔하게 마무리를 해준다.
조경을 배운 것은 아니지만 16년을 살면서
스스로 터득한 노하우라면 노하우인 것이다.
작업을 마치고 거의 50여m 남짓 되는 길을
바라보면 그 느낌이 어찌나 좋은지 모른다.
똑바른 길가에 깔끔하게 정리된 조팝나무는
도열하여 사열을 기다리는 병사들의 모습과
흡사하게 나란히 서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그래서 촌부는 작업을 마치고 나면 흐믓하여
사열하는 지휘관처럼 근엄한 표정이 아니고
미소를 띈 모습으로 조팝나무길을 걸어본다.
그다지 특별한 것도 아닌 아주 극히 사소한
작은 일이지만 나름대로 보람을 느끼게 되면
그건 큰 만족이 아닐까 하는 촌부 생각이다.

 

PicsArt_1466568633629.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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