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비가 내린다! 단비가...
이른 새벽녘 비가 내리는 소리에 잠을 깼다.
기상을 하기에는 좀 이른 시간이지만 낙숫물
소리가 어찌나 반가운지 몰라 박차고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아직 동이 트기전이라 온통
캄캄했지만 내리는 비가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마음같아서는 줄기차게 계속 내렸으면
좋겠는데 한동안 제법 거세게 내리다가 이내
그치고 또 조금후에 내리기를 반복하고 있어
촌부의 애를 태운다. 그나마 이렇게 이 정도
내리는 것도 오감타 싶은데...
비가 내려서 기쁜 마음이라 우산을 바쳐들고
사방을 돌아다녔다. 비를 맞아도 너무 좋다.
그동안 너무 가물었고 또한 지난 5월 24일
이후 20여일만에 내리는 비라서 더 반갑고
하늘이 고맙고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르겠다.
모종을 심은 지가 꽤나 여러날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가뭄에 자라지 못하던 백일홍같은
꽃들도 그새 생기가 도는 것처럼 보여 너무
다행이구나 싶다. 그동안 축 늘었져 있었던
도라지도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모습으로
고개를 빳빳하게 쳐들고 좋아라 하고 있다.
밭에 나가보았더니 채소들이 단비에 물기를
머금어 싱글벙글 미소짓는 모습으로 주인인
촌부의 발걸음을 알아보는 것처럼 느껴진다.
지금 막 새싹이 트고 있는 콩종류는 두말할
것도 없고 상추와 오이 그리고 토마토처럼
물을 좋아하는 녀석들은 제 세상을 만난듯이
파릇파릇 싱그럽다. 방울방울 맺힌 빗물이
왜 이렇게도 느낌이 좋을까? 하물며 촌부가
이럴진데 농부님들의 마음은 기분은 얼마나
좋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비가 좀 더 흠뻑
내려 매말랐던 대지를 촉촉하게 적셔주기를
바라는 마음과 함께 기분좋게 오늘을 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