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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봄비 내리는 날에는...


2026년 5월 4일 월요일

음력 丙午年 삼월 열여드렛날


봄가뭄 끝에 단비가 내렸다. 전날 밤부터 시작한

비는 어제 종일 많이 내리지 않고 오락가락했다.

오늘 아침도 추적거리다 그쳤다. 새벽엔 거세게

내리던데 가뭄 해갈이 될 만큼 충분한 양이 내린

것인지는 모르겠다. 기상청 발표의 누적강수량은

26mm쯤 된다는데... 그래도 촉촉한 느낌이라서

이만큼 내린 것도 오감타한다. 스산함에 난롯불을

지폈다. 5월 초순임에도 불구하고... 따스해 좋다.


비가 내려서 그런지 어제도 그렇더니 오늘 아침도

스산함을 너머 쌀쌀한 느낌이다. 아직까지 두터운

옷이 옷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아침, 저녁으로 입을

수밖에 없다. 그렇긴 하지만 산골은 봄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봄날은 뒤늦게 찾아왔지만 너무나

빠르게 산골의 모습을 바꿔놓고 있다. 이번에 내린

비는 더 한층 산골의 봄날을 재촉하는 듯하다. 비가

이렇게 소중한 것이구나 싶다. 앞마당은 물론이고

단지 전체가 이제는 꽉찬 느낌이다. 이렇게 산골의

봄은 하나하나 채워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아침도 영상 6도의 기온에 서늘한 느낌이다.


봄비가 촉촉하게 내리는 날, 오래전 포트에 모종을

부어놓은 한련화 새싹이 돋아나는 것이었다. 아차

싶었다. 엊그제 큰밭에 옥수수 씨앗파종을 한 뒤에

땜빵용 모종을 길러야 한다고 생각을 했는데 깜빡

잊고 있었다. 부랴부랴 포트에 상토를 부어 채워서

꼭꼭 눌렀다. 자그마한 나무가지로 구멍마다 콕콕

찍어놓고 옥수수 씨앗을 하나하나 넣었다. 그 위에

다시 상토를 씨앗이 묻힐 만큼 적당량을 부어놓고

그 위를 평평하게 했다. 그리고 물조리로 물을 듬뿍

뿌렸다. 이렇게 매일 돌보면 옥수수 모종으로 자라

밭에 직파한 옥수수가 혹시나 발아를 못한 구멍이

있으면 땜빵을 하게 될 것이다.


비오는 날에는 화초를 옮겨심기에 딱 좋은 날이다.

어떻게 자랐는지 모르지만 풀솜대가 엉뚱한 곳에서

자리하여 앞마당 꽃밭으로 옮겼다. 그리고 빈 장독

엎어놓은 부근 더덕밭 앞쪽의 산부추와 두메부추도

옮겨심었다. 군데군데, 드문드문 자리하여 우리는

조심을 하지만 집에 오시는 손님들이 무심코 밟아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번식도 못하게 되는 것이 늘

안스러워 생각난 김에 옮겨심기로 했다. 제자리를

찾아줬으니 이제부터는 잘 자라고 번식을 하겠지?


'또 뭐 할 일이 없을까?' 싶었다. 장독대 앞쪽에서

포토존이라고 고춧대에 휘어지는 알미늄 막대기를

연결하여 만들어 세워놓은 것에 그새 더덕덩굴이

감고 올라가는 것이 눈에 띄었다. 왼쪽은 꽤 많은

더덕순이 나오고 빠른 녀석들은 덩굴이 되어 감고

오르는데 오른쪽은 조금 늦은 듯하다. 햇볕이 드는

위치의 차이에 따라 그렇게 되는 것이지 싶은데...

더덕 모습을 보다가 아차 싶었다. 전날 작은밭 2

밭가에 자라는 더덕 덩굴이 꽤 많이 자라 제멋대로,

사방으로 덩굴이 뻗어가는 것이 너저분하게 보여

고춧대를 몇 개 박아놓고 끈으로 유인줄을 묶었다.

어둑어둑한 무렵이라 대충대충 해놨던 것이라서

다시 제대로 고쳐놓았다. 더덕덩굴이 유인줄 따라

잘 자라고 꽃이 피면 보기도 좋을 것 같고 늦가을

씨앗을 받기도 훨씬 수월할 것 같아 잘했구나 싶다.


집으로 들어오다가 두 종류의 백합이 올해는 많은

번식을 하여 식구를 늘려 나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해마다 조금씩 늘어나는 화초를 보면 그저 기분이

좋아진다. 장독대 입구에는 하얀 백합꽃, 현관옆은

빨간 백합꽃이 핀 모습을 상상하며 미소를 지었다.


https://band.us/band/7070781/post/430598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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