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어버이날 그리고 스키 폴대의 재활용...
어제는 아침나절 어버이날이라며 도시에서
혼자 지내고 있는 아들녀석으로 부터 전화가
왔다. 나흘간의 연휴기간 내내 일이 바빠서
집에 못내려와서 느스레를 떨며 죄송하다고
하였다. 어버이날에 관하여 메스컴에 떠돌고
있는 우스운 말 '꽃으로 퉁칠 생각 하지마라!'
라는 말이 생각나 '전화 한통화로 퉁칠 생각
하지 말거래이!'했더니 웃으면서 '평소에 잘
하지않습니까?'라고 했다. 자식이라곤 하나
뿐인 아들녀석이라 혼자 도시에서 탈없이 늘
열심히 살면서 걱정시키지않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인데 뭘 더 바라겠는가? 아내에게
전화를 하여 어버이날에 못가서 죄송하다며
용돈을 조금 더 보내주겠다고 했단다. 매달
적잖은 얼마씩의 용돈을 보내주곤 하는 것도
고맙다. 하기사 아비이지만 동시에 서울에서
병환으로 병상에 누워계신 어머님 자식인데
못찾아 뵈었으니 할 말이 없다. 나흘간의 긴
연휴로 인해 많이 바빠서 어쩔 수가 없었다.
전화는 드렸지만 조만간 뵙고 와야겠다.
올부터 멀리 영주에서 사과 과수원을 시작한
막내네가 오랫만에 집에 다니러 왔고 때마침
어버이날이라서 장모님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기로 하여 아내가 저녁식사를 준비하였다.
앞뜨락에서 큼지막한 더덕을 두뿌리를 캐서
뒷산에서 주워와 까놓은 잣알갱이를 갈아서
만든 고소한 소스를 끼얹은 향긋하고 상큼한
더덕냉채와 조금 특이하게 만든 치즈닭갈비,
그리고 골뱅이 무침에다 지난번 장에 나가서
사온 열무로 담근 열무김치와 밭에서 뜯어온
싱싱한 곤달비잎 쌈으로 산골밥상을 차렸다.
이런날 술이 빠지면 되겠는가? 막내동서와
모처럼 주거니 받거니 저녁식사가 즐거웠다.
어제 모처럼 막내네와 함께 저녁식사를 하며
술한잔을 했더니 아침이 조금 부담스러워서
산에 가는 것을 포기하고 정원 손질을 했다.
군데군데 더덕순이 쑥쑥 고개를 내밀고 나와
'나 여기 있소! 타고 올라갈 것 마련해주셔!'
하는 것 같아서 뭘로 해줄까 하다가 생각이
난 것이 바로 인근 스키장에서 주워다 놓은
못쓰는 스키 폴대였다. 고추지지대를 할까
하고 주워다놓은 것인데 이것을 재활용하면
더덕줄기가 잘 감고 올라갈 듯하여 손질하여
더덕순 주변에 꽂아 주었더니 안성맞춤이다.
꽤 많이 주워다 놓은 것인데 제대로 활용을
하는 것 같다. 촌부네 앞뜨락에 스키 폴대가
꽂혀있는 곳은 더덕이 자라고 있다는 표시가
된다고나 할까? 줄기가 자라며 잎이 달리고
또 꽃이 피면 앞뜨락에는 좋은 더덕꽃향기는
물론 예쁜 꽃을 감상하게 될 것이고 가끔씩
더덕으로 만든 음식이 먹고 싶으면 바로 캐
먹을 수가 있으니 바로 이런 것이 산골살이
하는 재미이고 즐거움이며 보람이 아닐까?
내친김에 남은 것은 앞뜨락 야생초들이 자라
길가에로 넘어지는 것을 방지하는 지지대로
사용을 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