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강한 생명력이 느껴지는 봄날에...
여느 고장과 사뭇 다르게 산골의 봄은 많이
늦다. 그렇지만 봄의 속도는 무척이나 빠른
느낌이 든다. 어제와 오늘이 다른 모습이고
심지어는 아침과 저녁이 다르게 변모해간다.
노란 개나리꽃이 피는가 싶더니 이에 질세라
불그스레한 진달래꽃이 피어 봄을 장식하고
어제 아침까지만 해도 필듯말듯 꽃몽오리만
볼록볼록하던 벚꽃이 저녁무렵부터 예쁘게
피기 시작하였다. 올해는 여느해보다 벚꽂이
풍성하게 피려나 보다. 하기사 이 벚나무도
우리집에 와 함께 한 것이 15년이 넘었으니
수령이 꽤나 되었고 세월도 많이 흘렀구나.
밭가에 있는 앵두나무에도 꽃이 피고 있다.
만개하려면 며칠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새싹이 돋고, 꽃몽오리가 서고, 예쁘게 꽃이
피는 일련의 과정을 살피며 즐기는 봄날이
좋다. 짧은 봄이지만 길게 크게 느껴볼꺼나.
봄에는 새싹이 돋아나 연한 잎으로 성장하는
야생초들이나 산나물의 모습을 살피는 것도
또하나의 즐거움이다. 가장 먼저 새싹이 나
봄을 알린 명이나물은 어느새 꽃을 피우려고
꽃대를 쑤욱 내밀고 있다. 꽃이 피고 씨앗을
맺을 수 있도록 하려면 올해는 잎을 따먹지
않아야 할 것 같다. 번식을 위한 배려라고나
할까? 올해 먹을 명이나물은 인근에 귀농해
산마늘을 재배하는 창규에게 부탁해 놓았다.
밭가의 한귀퉁이에 몇그루 심어놓은 곰취도
지난 가을 뿌리나누기를 하여 놓았는데 모두
겨울을 잘 견디며 이기서 새싹이 돋고 있다.
명이나물에 이어 가장 많이 자라서 이제 곧
잎을 따먹을 만큼 풍성해진 모습의 곤달비가
고맙다. 하기사 이 녀석들 새싹이 돋을 무렵
망초를 비롯한 잡초들 속에서 고생하는 것을
알고 잡초를 모두 일망타진하여 주었더니 그
보답으로 잘 자라주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돌단풍이라서 돌옆에 심었더니 꽃대를 쑤욱
내밀어 하얀꽃을 피우고, 벌개미취도 질세라
파릇한 잎을 내밀며 '나도 있소!'하는 모습이
고맙게 느껴진다. 이 녀석들은 씨앗으로도
번식을 하지만 땅속으로 뿌리를 뻗어 번식을
하기도 한다. 올해도 더 많은 식구가 생길 것
같다. 그리고 이곳에서 가장 많이 번식시켜
식구를 늘린 것이 있다. 바로 야생 붓꽃이다.
뒷산 군락지에서 씨앗을 받아다가 뿌렸더니
어찌나 잘 자라는지 바베큐장 길 양쪽에다
심어 붓꽃길을 만들었다. 꽃도 예쁠뿐더러
파릇파릇한 잎이 가을까지 가는 녀석들이라
촌부가 많이 아끼는 야생초 중에 하나이다.
강한 생명력이 넘치며, 생동감이 느껴지고
있는 산골의 봄을 맞이하는 촌부의 마음에도
따뜻한 봄이 성큼 찾아와 즐겁게 하고 있다.


화지화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