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된장 뜨는 날, 어머님을 뵙고...
올해는 조금 늦게 장을 담갔었다. 그래도 꼭
정월 장을 담가야만 한다는 아내는 지난 3월
1일 (음력 정월 스무사흩날)이 정월에 드는
마지막 말날이라면서 그날을 택하여 담갔다.
그로부터 49일째가 되는 날인 어제가 흔히
말하는 말날이라며 된장과 간장을 분리하는
일을 하였다. 일반적으로 옛부터 전해오는
전통 방식은 장을 담근후 40~ 60일 사이에
된장 뜨기라고도 하고 된장 가르기라고 하는
일을 하게 되는데 아내는 지금껏 해마다 이
전통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잘 익은 된장을
꺼내 뭉친 것이 없이 일일이 손으로 으깨고
치대어 따로 장독에 담아 2차 발효 숙성을
시키게 되는데 대부분 2~3년 이상 두었다가
먹게 된다. 간장은 다시 다려서 따로 보관을
하여 숙성시키게 된다. 이 일은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은 아닌것 같다. 온갖 정성을 다하여
일하는 아내의 모습이 진지하여 보기좋았다.
간장 달이는 일은 못했다. 며칠전 퇴원하신
어머님을 뵈러 서울에 다녀와야 해서 미루어
두었다. 거의 두달 가까이 병원에서 계시며
힘든 수술을 견디셨지만 노인이시라 아직도
기력을 제대로 회복이 안되셔서 혼자 거동을
제대로 못하셔서 걱정이다. 하지만 이만하기
다행이다. 아내는 어머님 기력회복을 위하여
잣죽을 쑤어 드리겠다고 까놓은 잣을 가지고
갔으나 잣죽은 기름진 것이라 아직은 시기가
아니라고 하여 조금 회복되신 후에 드리기로
하고 막내가 갖다놓은 다른 식재료를 이용해
정성껏 죽을 쑤어 드렸다. 지금껏 줄곤 죽만
드셔서 힘이 없으니 거동이 불편할 수 밖에
없다. 큰 수술에다 치료를 받느라 장기간을
병원에 계시면서 식사를 제대로 못하셨으니
기력이 많이 쇠하셨다. 하지만 지금 이 만큼
되기까지 무척 고생은 많이 하셨지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이제 서서히 기력회복을
하는 일만 남았다. 의지가 강하셔서 머잖아
회복되시리라 믿는다. 어머님 야윈 두손을
잡아 드리고 돌아서는 마음이 영 안좋았다.
오는 길에 이래저래 고생을 한 아내와 함께
모처럼 외식을 하였다. 경기도 이천의 어느
한정식 쌀밥집인데 맛있고 먹을만 하였다.
저렴한 가격에 비하여 반찬 가지 수가 엄청
많고 깔끔하였다. 산골부부의 아주 모처럼
둘만의 외식인데 아내는 병환으로 누워계신
어머님과 장인어르신 기일이라서 아들네에
가 계시는 장모님이 생각난다고 하였고 또한
요즘 새로운 일을 시작하여 고생하고 있는
둘째네와 막내네가 함께 했으면 좋겠다면서
잠시 멈칫 하였다. 다음에 함께하는 자리를
만들어 보자고 눈짓으로 약속을 하며 아주
맛있게 먹고 집에 내려왔다. 마치 여름처럼
거센 비바람이 몰아치는 고속도로를 달려...
집에 도착하여 우체통을 열어보니 우편물이
와 있었다. 멀리 전주의 농촌진흥청에 계신
페친 윤순강 박사님께서 보내주신 책자였다.
윤박사님! 감사합니다.^^ 마을분들과 함께
잘 보고 익혀 활용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