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꽃과 새싹 그리고 서리와 난롯불...
또 영하의 아침을 맞는다. 이른 아침 기온은
영하 2도, 지붕위에 하얗게 서리가 내려앉아
지금 피기 시작하는 봄꽃들과는 대조적이다.
두 계절이 공존하는 산골의 아침이라고 하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다. 난로에
장작불을 지폈다. 4월도 보름을 지나고 있는
오늘인데 아직도 난롯불을 지피고 있으니 원
봄은 이렇게 힘들게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
산골이다. 오늘도 여전히 일교차가 매우 클
모양이다. 난롯불 위에 우엉차가 끓고 있다.
매일 뚱딴지차, 옥수수차를 교대로 끓이고
있는데 냄새가 구수하다. 어젯밤에 아내가
오늘은 우엉차를 끓이라는 분부가 있어서...
장모님댁과 둘째네 집앞에는 진달래가 활짝
피어 아침인사를 하고 있었다. 어제 봤을 때
겨우 몇송이가 피었더니 하루사이에 수없이
피었다. 느리 오지만 바삐 가는 봄의 속도에
맞추려는 것일까? 진달래꽃과 개나리꽃을
봄의 전령사라고 하더니 이제서야 산골에도
봄이 당도하였음을 알려주고 있는가 보다.
요즘은 밭가 자작나무 아래에 파릇파릇하게
자라고 있는 명이나물(산마늘)을 보는 것이
즐겁다. 하루가 다르게 자라서 잎이 커지고
있는 모습이 얼마나 대견스러운지 모른다.
지난해 심은 2~3년생은 올해 잎을 따먹을
수가 있을 것 같다. 씨앗을 뿌려놓은 곳에는
처음 세상구경을 하는 풋내기라고 할까 아님
새내기라고 할까 새싹들이 쭈삣쭈삣 하나둘
고개를 내밀고 있다. 식물을 무척 좋아하는
촌부의 눈에는 녀석들이 아주 예쁘고 귀엽고
사랑스럽게 보인다. 이 녀석들과 진달래꽃이
서리가 내린 이 아침 촌부의 마음을 즐겁게
해준다. 따스한 난롯불도 그렇고 끓고 있는
우엉차 냄새도 그렇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