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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어무이! 힘내이소."

"큰아야! 요새 우찌 몸이 안좋네..."
"어무이! 아프지 마이소~"
지난 설날 어머니와 나눈 통화 첫마디이다.
명절이지만 어머니께서는 편찮으셔서 설을
쇠러 집에 오시지 못하셨다. 차례를 지내고
아들녀석이 할머니께 새해인사를 드린다며
전화를 하여 통화를 하고나서 바꿔 주었는데
힘없이 하시는 말씀이 "큰 아야! 내가 요새
통 밥을 몬묵는다. 와 그럴꼬?"라고 하셨다.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느낌이 들었다.
뭐라고 대답을 하기도 전에 먹먹함이 온몸에
엄습해오는 것 같았다. 무슨 말씀을 드려야
할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정작 해야할 말은
떠오르지를 않으니... 어머니께서는 중병을
앓고 계신다. 지금까지 당신의 병을 모르고
계시다가 최근에 우연히 아시게 되어 둘째
아우가 그동안의 자초지정을 말씀드렸단다.
수술을 한다 해도 쾌차하신다는 보장도 없고
연세가 있으셔서 이겨내시는 것도 미지수다.
이런저런 생각들이 많고 복잡하다. 이래저래
마음이 많이 아프다. 어떻게 해드려야 할지?

얼마전에 아내와 함께 TV드라마를 보다가
어머니 생각에 눈시울을 적신 적이 있었다.
극중에서 어머니가 말기암 선고를 받고 혼자
고생을 하면서도 식구들에게는 알리지않고
있다가 막바지에 이르러서 큰아들에게 알려
지는 장면과 딸에게 알려주는 장면이 너무나
애잔하였고 마음이 얼마나 아팠는지 모른다.
쓰러진 어머니를 업고 달리다가 넘어져 손을
다친줄도 모르고 뛰는 모습과 뒤늦은 후회로
혼자 오열을 하는 아들, 어머니 무릎을 베고
편안하다며 좋아하다가 조만간 엄마가 멀리
떠나야 한다는 청천벽력같은 나지막한 말에
의안이 벙벙해하는 딸이 엄마를 꼬옥 껴안고
눈물을 쏟는 장면은 며칠이 지났는데 지금껏
머리속에 남아있다. 병환으로 고생을 하시는
어머니를 둔 불효자라서 아마도 동병상련의
감정을 느꼈었나보다. "어무이! 힘내이소."

며칠전에 아내가 "어머님하고 전화해보셔."
라고 했다. 자나깨나 늘 걱정스럽지만 자주
찾아뵙지를 못하는 불효자라서 죄송스럽다.
"어무이! 좀 어떠십니까?"했더니 "큰 아가?
요새는 힘도 없고 밥맛도 영 없다. 막내하고
어제 병원가서 검사받고 왔네. 걱정말게~"
하시는데 힘이 하나도 없는 음성이 아닌가.
"어무이! 힘드셔도 견디야 합니데이~"했다.
"내사 뭐 인자 나이가 있응께 우짜것는고?"
라는 말씀에 가슴이 답답하고 목이 메였다.
"와 그리샀소? 그런말 하지마이소. 제발~"
이라고 했지만 목까지 울컥거림이 올라오는
것을 참으며 말씀을 드렸지만 이미 눈에서는
눈물이 주루룩 흐르고 있었다. 옆에서 있던
아내도 통화하는 걸 듣고서 마음 아파했다.

어제 저녁무렵 막내 여동생이 전화를 했다.
병원에서 검진결과를 보고 집으로 갔더니
막내를 보자마자 실신을 하셔서 급히 119
구급차를 불러 인근에 있는 병원 응급실로
옮겼다는 것이었다. 그동안 식사를 제대로
못하셔서 그랬다는데... 올라간다고 했더니
경과를 보고나서 연락하겠다 하더니 또다시
당초 검진을 받은 병원으로 옮겼다는 연락이
왔다. 어젯밤에는 막내아우가 있겠다고 해서
아침에 일찍 올라오기로 했는데 걱정이 되어
밤새 뒤척이다 이른 아침에 출발하여 왔다.
상태가 안좋으셔서 지금 중환자실에 계신다.
잠시 면회를 하고 멍청하게 대기실에 있다.
호전이 되셔야만 일반병실로 옮기게 될텐데
마음이 어수선해 답답하고 막막한 심정이다.
하루빨리 쾌차하셨으면 좋겠는데...

●아무래도 당분간 촌부의 일기는 멈춰야만
할 것 같다. 어머님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불효자 마음으로 일기를 올리긴 쉽지않을
것 같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촌부의
마음이 안정될 때까지 중단을 하려고 한다.

그동안 "촌부의 단상"이란 제목으로 올린
촌부의 일기를 애독하시고 아껴주신 많은
64회 친구들께 고개숙여 감사를 드립니다.^^

  • coong 2016.02.23 18:00
    허 가슴이 답답하구나
    재롱필, 아들이 있고 손주가 있는데
  • 이재웅 2016.02.23 21:44

    뽀시가! 니도 힘내거라~

    어머님의 빠른 쾌차를 빈다~

  • 우종익 2016.02.24 11:33

    사람은 때가되면 언젠가 가는데

    누구도 예외없이 가는데

    왜 이리 보내드리는게 힘들지??

    가는 사람도 힘들고...

    당연시 받아들여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되..인간이니까..

    그저 힘내는 수 밖에..

  • 김진환 2016.02.25 11:23

    노인이시다보니 환절기에는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시려고 힘드시는 것이겠지, 멀리있어 자주 찾아뵙지 못하는 뽀식이의 안타까움이 마음 깊이 느껴진다. 빨리 뵙고 안정시켜 드려서 봄의 기운처럼 쾌유하시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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