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고드름
눈과 함께 시작하고 끝이 나는 겨울날 산골
높은 하늘이 새하얀 은가루 흰눈을 뿌렸다.
세상 모든 것을 뒤덮은 은백의 세상이었다.
부드러운 새색시 마음같은 순백의 흰눈이
지붕위에 살포시 곱게 내려앉아 자리했다.
이 세상 그 무엇보다도 깨끗하다며 뽐낸다.
이 모습을 본 태양이 질투하듯 시기하듯
햇볕을 내리쬐어 부드러운 흰눈을 녹였다.
처마를 타고 줄줄 흐르는 서러운 눈물이다.
때마침 지나던 찬디찬 공기까지 합세하여
물이 되어 녹아 내리던 흰눈을 얼려 버렸다.
눈물도 서러운데 이제는 고드름 신세라니...
안타깝게 처마끝에 대롱대롱 거꾸로 매달려
태양을 원망하고 찬공기를 미워라 하면서
당장이라도 찌를 듯이 뾰족한 날을 세웠다.
땅에 떨어지면 꽂힐듯 예리하고 날카롭다.
그 모습을 쳐다만 보고있는 땅은 잔뜩 겁에
질려서 오들오들 바들바들 떨고있는 듯하다.
예리한 날을 세우고 독이 오를대로 올랐다.
그 모습은 마치 전장에 출정하는 로마병정이
도열해 서있는 창끝을 거꾸로 보는 것같다.
●어젯밤 지방에 갔던 막내네가 집에 들어올
무렵 눈발이 흩날리고 있다기에 부랴부랴
자동차를 아랫쪽에 내려다 놓았다. 예보에
영동지방과 우리고장 평창산간지방에 내린
대설주의보가 마음에 걸리고 염려가 되어
그랬는데 자고 일어나서 아침에 나가보니
눈은 더 이상 내리지않고 흙만 살짝 덮은
정도이다. 그래도 다행이구나 싶다. 기온은
영하 5도, 바람이 불지않고 잠잠하여 거의
추위가 느끼지지는 않는다. 하기사 아무리
추운날이라도 바람만 없으면 추위를 견딜만
하니까 이 또한 다행이 아닌가 싶다.
어젯밤에는 늦은 저녁식사로 인하여 야식을
하지않으려고 했는데 TV를 보다가 갑자기
굼굼하여 "뭐 없는가?" 라고 했더니 오징어
반마리를 칼집을 넣고 데쳐 보드카 한잔과
함께 뚝딱 차려주었다. 정말 고마운 아내...
그렇게 먹다가 마지막 한점이 눈에 머문다.
칼집을 넣고 데쳐놓은 오징어가 예술품처럼
느끼지는 것이다. 그 한점도 맛있게 꿀꺽...


우렁각시는 숨어서 했지
별 다스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