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소소함을 즐기는 삶
누구나 세상을 살면서 보람을 느끼고 행복을
찾는 삶을 추구하며 살아간다. 이 촌부 또한
여느 사람들과는 다를 바가 없는 삶을 살고
있다. 그러나 조금 다른 것이 있다면 도시를
떠나 산골에 들어와 살면서 많은 걸 느끼고
배우며 스스로 터득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젊어서 그랬기도 하였겠지만 아주
큰 포부와 꿈을 지니고 물불 안가리는 삶을
추구해왔었다. 고집과 아집으로 똘똘 뭉쳐진
사고방식에다 욕심과 이기심으로 가득 채운
마음이었고 그저 앞만 보고 달려가는 경주마
처럼 달리고 또 달렸었다. 지나고 보니 남는
것은 후회뿐이었고 마음의 상처만 덩그렇게
자리하고 있음을 알았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마음을 비워놓고 아주 작은 것에서 보람을
찾고 느끼다 보니 그렇게 마음이 편할 수가
없다. 결국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린 것을
뒤늦게야 알았다고나 할까? 혹자들은 이런
촌부의 생각을 없는 자, 조금 가진 자의 자기
위안이고 구차한 변명이라고 할런지 모른다.
하지만 실제 이렇게 소소한 것에서 보람찾는
삶을 살아보니 60평생 살아온 그 어떤 삶의
모습보다 좋다는 결론을 스스로 내렸다.
하나의 예를 들어보면,
겨울날 난롯불앞에서 지난 가을날 뒷산에서
주워다 말려서 알갱이를 까서 두었던 잣의
마지막 손질인 속껍질을 벗기고 있는 아내의
모습에서 산골에서 사는 맛을 느끼게 된다.
기나긴 겨울밤 출출한 뱃속을 채워준다면서
유부에 잡채를 넣어 만든 유부주머니로 끓인
맛있는 유부탕 한그릇, 가끔 정성을 다하여
끓여주는 뜨끈뜨끈한 칼국수 한그릇, 반찬은
달랑 고들빼기 김치 하나에 소주 한병이지만
이런 소소함에서 느끼는 기쁨과 즐거움은 그
어떤 것보다 크게 마음에 다가온다. 이렇게
즐거움을 주고 보람을 주는 아내에게 감사한
마음갖고 소소함을 찾으며 살아가는 촌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