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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시간 떼우기

어제를 정점으로 하여 풀린다고 했던 한파는
오늘도 여전하다. 아침 다섯시반 영하 15도,
다시 오늘부터 풀린다는 예보이다. 그리고
오늘 오후부터 내일 새벽까지는 제법 많은
눈이 내린다고 한다. 이제 올 한해도 오늘과
내일이면 우리의 기억속으로 저물게 된다.
지난 한해는 무척이나 많은 일들로 우리들을
울고 웃게 했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많은
이들이 사용하는 단어가 떠오른다. 다사다난
(多事多難)... 정말 수많은 일들이 우리들의
주변을 맴돌면서 이런저런 추억들을 만들어
놓고 시간의 뒤안길로 소리없이 멀어져 가고
있는 것이다. 가는 시간이 아쉽다는 생각은
있을지언정 무지랭이 촌부가 가는 이 시간을
붙잡을 도리도 없을 뿐더러 그렇다고 붙잡고
늘어지고 싶은 생각 또한 전혀 없다. 갈테면
가라지 해야지 어쩔 도리가 없는 것이니까...

어제는 시간 떼우기를 했다. 요즘같이 가는
시간이 아까운 때에 무슨 시간 떼우기냐고
하겠지만 살면서 이런 일들은 다반사로 많이
일어난다. 집에서 자동차로 40여분 거리에
있는 농업기술센타에 볼 일이 있어 아내와
함께 갔으나 시간계획이 어긋나 세시간 정도
기다려야만 한다고 하여 이런 일이 생겼다.
다시 집에 왔다가 다시 가려고 하면 아까운
시간을 왔다갔다 하며 길에서 다 보내게 될
것 같아 그냥 평창읍내에서 시간을 떼우는
것이 좋을 듯하여 어디를 갈까 망설이다가
우선 인근 마트에서 장을 보며 서성거리다가
그래도 시간이 한참 남는다. 스마트폰으로
검색을 해보니 부근 미탄면에 아주 오래전에
영화촬영지로 소문난 곳이 있어 가보기로
하였다. "웰컴투 동막골" 촬영지인데 아내는
그곳을 한번쯤 가보고 싶었단다. 드라이브겸
시골길을 아니 산골길을 달려 그곳에 가보니
겨울이라 인적이 드물다. 드물다기 보다는
아예 우리밖에 없다. 그래도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산길을 올라가 보니 영화에서 보았던
눈에 익은 그 세트장이 보였다. 꽤나 많은
그 옛날 강원도 산골마을의 집들이 있었다.
여기서 그 영화를 촬영했구나 하는 느낌만
기억하고 산을 내려왔다. 그래도 약속했던
시간이 남는다. 다시 평창읍내로 들어왔다.
나머지 남은 한시간을 어디서 떼울까 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자그마한 카페가 보여 들어가
커피를 시켜놓고 아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한가로운 시간을 가졌다. 그런데 이
카페에는 커피냄새보다 들기름 찌든 냄새가
코를 진동하여 주인에게 물었더니 뒷쪽에
기름가 있어 그렇단다. 세상에....커피숍에는
커피냄새가 나야 하는데 들기름 냄새라니...
더 이상 앉아 있기가 거북하여 그냥 약속한
농업기술센타로 향했다. 약속했던 시간보다
30분 당겨져서 그나마 다행히였다. 이렇게
촌부와 산골아낙의 시간 떼우기는 끝났다.
그 덕분에 여기저기 다녀보았으니 어쩔 수가
없는 어거지였지만 추억 하나를 엮었다.

 

PicsArt_1451422523995.jpg

 

PicsArt_1451422686289.jpg

 

Atachment
첨부 '2'
  • coong 2015.12.30 11:26

    때우기가 아니고 망중한이네

    뽀가 앓는 소리는 노랫가락이야

  • 뽀식이 2015.12.30 15:22
    그렇게 생각해주니 고맙네 그려~
    올해는 심가하고 소주잔을 기우린 시간이 그다지 많지않았군.
    새해에는 소주잔 부딪히는 시간이
    많이 있기를 기원해봄세.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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