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아침 부엌에 있는 아내에게 휴대폰 문자메세지를 보냈다.
"지난 29년동안 모자람투성이 나와 함께 살아주어 너무나 고맙소!
우리가 살아온 지난 세월,
지난 시간은 파란만장하였고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당신과 함께 헤쳐왔기에 극복하였고 행복하였소!
그렇기에 내인생에 당신은 가장 소중한 보물이라오!
사랑하오! " 라고...
그랬더니 아내로부터 회신이 왔는데,
"고맙소이다!
요즘 보물은 이렇게 사는갑네?
지난세월 만큼의 힘듦이 없기를 바라면서 철든모습을 보여주시게나..." 라고
날카로운 일침을 놓는 멘트다!
조금후 아들녀석으로부터 짧은 문자메세지가 띵동~하며 날아들었다.
"두분의 결혼29주년,
진심을 담아 축하드리옵니다^^
오래오래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 ㅎㅎ -아들-" 이라고...
쨔~식! 폭설로 오지말랬더니 정말 안내려오더니 기억하고 있었네!
1981년 2월 15일 11시 30분부터 이어 온 아내와 나의 결혼생활은 이렇게
오늘로서 29년을 넘기고 30년을 향해서 달린다.
올해는 설밑이라 어디 나가기도 그렇고 해서 얼마전 아내가 갖고 싶어하던
핸드백 하나로 구렁이 담너머가듯 슬쩍 넘겨버렸다.
여자들은 나이가 들수록 노여움도 많은가보다?
아니라고 하면서도 마음한켠엔 섭섭함이 있었으리라 생각되지만 올해처럼
눈도 많이 내리고 일이 많아 움직이기가 쉽지않았다.
가까운 원주의 레스토랑이나 강릉의 바닷가에라도 다녀오려고 했지만
하필이면 설연휴 마지막날이라 생각뿐이고...
어젯밤 아내는 검은콩을 불려놓는다기에 무엇 때문일까 했더니 두부를 만든다네.
아주 간단한 방법을 터득하여 먹을만큼 만드는 것이다.
콩을 불려서, 갈아서, 바쳐서, 내려서, 끊여서, 눌러서...
생각보다는 과정이 만만치가 않네?
그런데 시중에서 파는 것처럼 부드럽지않고 다소 거칠지만 그 맛은 일품이다.
두부를 보는 순간,
그래! 이거다!
어울리지 않음이지만 ...
아주 간단하지만 그냥 넘어갈수가 없는 오늘이 아닌가?
식탁에 갓만든 두부와 묵은지 김치와 와인을 꺼내놓고 아내를 불렀다.
뭐야~ 이게?
결혼29주년기념파티야! ㅎㅎㅎ
아내는 기가 차는지 물끄러미 바라보며 웃음을 짓는다.
너무 초라하고 아주 조촐하지만 둘이서 와인잔을 기우리며 두부김치로 대신한
우리의 결혼29주년 기념파티...
정말 말도 안되는 이벤트였지만 우린 오늘 행복한 미소를 주고 받았다!!!
어떻게 했냐구요? 보실래요?
☞두부는 어떻게 만들었냐구요?? 이렇게 만들었죠!!!
?
이제 만들수 있겠는지요???
☞☞하나 더,
그럼 29년전 촌넘 결혼사진 한번 보실라우???
우리 마나님 알면 나 잡아 쥑일텐데...ㅋㅋㅋ
뽀식이 부부 결혼 29주년 축하합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것 같은데..
얼굴에 묻어나는 여유가 더욱 아름다운 듯...
조촐한 파티라지만 그래도 낭만이 듬뿍하구려.
앞으로 더욱 행복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