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봄나물의 제왕, 두릅을 찾아서...
2026년 4월 24일 금요일
음력 丙午年 삼월 초여드렛날
이른 아침,
스마트폰 기온을 보고 놀라 현관 바깥에 걸어둔
온도계를 살폈다. 역시나 마찬가지로 영하였다.
기상청 발표에는 영하 3. 1도, 우리집 온도계는
영하 3.5도까지 뚝 떨어진 기온이다. 참 놀랍다!
4월 하순에 이런 현상은 이곳 설다목 산골에만
그런 것일까? 산골살이 26년 동안에 이따금씩
겪는 현상이기는 하지만 참으로 의아스럽다.
쉬는 날인 어제 이른 아침,
전날 최선생이 아침 7시에 산에 가자고 했다며
이서방이 모처럼 형님도 함께 산에 가자고 했다.
지난 2년 동안은 거의 산에 오르지 않았다. 오랜
세월 운동삼아 거의 매일 뒷산을 오르내렸으나
이상하게 나이가 들면서 게을러져 그 습관마저
시들해지는 것이었다. 봄날 산을 오르는 이유는
운동도 운동이지만 산나물 채취가 추가되는 것,
특히 이맘때 산벚꽃이 피기 시작하는 시기에는
봄나물의 제왕이라고 불리우는 두릅이 피어나는
때이라서 한때는 하루에 두어 번씩 산을 올랐다.
집에서 조금 멀리 떨어진 높은 산이라서 만반의
준비를 한 다음 셋이 집을 나섰다. 이번 산행의
목적은 두릅 채취였다. 해발 800m에 자동차를
세워두고 흩어져서 해발 1,000고지까지 올랐다.
미리 서로 올라가는 위치와 함께 하산후 만나는
시간을 정했다. 3년만에 오르는 산은 꽤 험했다.
온갖 덩굴식물과 가시덤불이 뒤엉켜 애를 먹었다.
산에서 자라는 대나무, 산죽 군락도 장애물처럼
느껴졌다. 얼마나 올랐을까? 드디어 두릅나무를
발견, 손맛을 봤다. 3년만이다. 하지만 두릅나무
군락지였던 것 같은데 고사(枯死)한 나무들이
바닥에 즐비했다. 그래도 띄엄띄엄 새순을 피운
두릅이 있긴 했다. 자연에서 자라는 야생 두릅은
다른 식물들과 달리 많은 군락을 이루지는 않는
것 같다. 그래도 오랜 세월 채취를 했던 경험으로
대충 서식하는 환경, 위치 등을 터득했기에 그냥
마구 산을 헤매고 다니지는 않는다.
생각컨데 아직 두릅 채취 시기가 이른 것 같았다.
꽃은 산 아랫쪽부터 피어 윗쪽으로 올라가지만
두릅은 산 윗쪽에서 먼저 핀다. 적당하게 핀 것도
있지만 한 며칠은 더 있어야 제대로 많이 피게 될
것 같았다. 덜 핀 것까지 마구 채취하지는 않는다.
그렇게 해발 1,000고지 산을 돌아다니며 적당한
크기로 핀 두릅 만을 채취했다. 3년만에 재개한
산행인데 생각보다 저조한 실적이다. 그렇긴 해도
만족해야만 한다. 늘 그랬듯이 자연이 주는 선물은
욕심을 내면 안된다. 자연이 주는 그만큼 받는 것,
그리고 만족할 줄 아는 것이 산골 사람들의 자세,
모습인 것이다. 집에 와서 손질했더니 제법 된다.
두릅을 무척 좋아하는 아내와 함께 먹을 만큼은
되는 것이니까 이것으로 만족스럽다. 저녁상에
오른 두릅, 초고추장에 푹 찍어 한 입 먹은 아내가
"역시 두릅은 봄나물의 제왕이 틀림없다니!"라며
흐뭇해 했다. 입가에 미소까지 번지며 좋아했다.
아무래도 한두 번은 더 먼산 산행을 해야할 듯...
https://band.us/band/7070781/post/4305984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