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10월 첫날, 어느새 60이라니...
누구나 해마다 맞는 것이 어머니 몸을 빌려
이 세상에 태어난 날, 바로 생일이라고 한다.
오늘이 바로 그 날, 촌부가 태어난 생일이다.
음력으로 쇠는 촌부의 생일은 어릴적엔 추석
명절밑이라 어머니와 할머니께서 도다리를
넣고 끓인 미역국과 하얀 쌀밥 한 그릇으로
생일상을 챙겨 주셨다. 그땐 시골 섬마을에
쇠고기가 귀하여 요즘은 고급 생선인 광어,
도다리를 넣어 미역국을 끓이고 또한 명절이
아니면 흰 쌀밥 구경하는 것도 그리 흔하지
않던 시절이었기에 생일날에 고봉으로 올린
하얀 쌀밥 한 그릇 먹는 것은 감지덕지였다.
아마도 촌부가 어릴적에는 그래서 생일날을
학수고대했던 연중행사가 아니었나 싶다. 참
오래된 생일의 추억이고 다시는 체험 못하는
가슴 아픈 과거가 아닐까 싶다.
올해는 벌써 세번 생일잔치(?)를 하게 된다.
뭐 그리 대단한 사람이라고 이렇게 챙겨주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챙겨주는 가족들
마음에 감사할 따름이다. 지난번에 수원에서
아우네와 아들이 고급 훼미리 레스토랑에서
챙겨 준 것이 첫번째였고, 엊그제 추석날에
산골가족이 다 모였을 때 처가식구들과 함께
한 것이 두번째였다. 그리고 오늘 저녁에는
단촐하지만 장모님을 모시고 아내와 셋이서
저녁 식사를 하기로 한 것이 세번째가 된다.
생각하건데 복받은 촌부가 아닌가 싶은데...
며칠전 아내가 원주에 나간 막내네에게 케익
비슷한 빵을 부탁하기에 그것을 뭐에 쓰려고
사오라고 하는가 했더니 생일케익 만들려고
그랬단다. 3단으로 잘라 오래전 남도여행때
사다놓은 무화과로 쨈을 만들어 바르고, 또
한군데에는 블루베리를 넣고, 겉에는 아내가
손수 만든 생크림을 잘 발라서 아주 멋있고
맛있는 산골아낙표 생일케익이 만들어졌다.
케익 하나 사려고 해도 멀리 나가야 하기에
가끔씩 있는 가족들 생일에는 이렇게 만들곤
한다. 어쩌면 사다 먹는 케익보다 맛도 있을
뿐더러 정성과 더불어 축하를 해주는 마음이
담겨있는 것이라 더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그나저나 어느새 촌부의 나이가 60이란다.
인생 60부터라고 하니 지금부터 시작인가?
●아직 어둠이 걷히지않은 이른 아침,
바깥에 나왔더니 이슬비가 내리고 있다.
가을가뭄 끝에 내리는 단비라고 해야겠지?
밭에서 자라고 있는 무우가 힘들어 하더니
비를 맞고 싱글벙글 좋아하는 모습이다.
촉촉하게 내리는 비와 함께 생일을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