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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2. 청출어람(靑出於藍)


    필자가 30년 가까이 경마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뚜렷이 남는 경주마가 포경선이다. ‘포경선1985년과 1986년도 그랑프리를 2연패한 뉴질랜드산 거세마였는데 당당한 체구에 항상 갈기를 가지런히 정돈한 카리스마가 넘치는 경주마였다. 당시 김귀배 기수가 주로 기승하였는데 지금도 예시장에서 김귀배 기수를 보면 그 시절이 생각난다. ‘포경선이라는 경주마를 길러낸 사람이 최연홍 조교사였는데 뚝섬 경마장 시대의 최고의 승부사였다. ‘포경선일비’, ‘천둥’, ‘팔진도등 수많은 명마를 배출한 조교사로서 1992년 경마장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유명을 달리했다.

 

   최연홍 조교사 이후로는 특별히 생각나는 조교사는 별로 없었는데 근래에 부산의 김영관 조교사가 최연홍 조교사를 능가하는 최고의 승부사라는 생각이 든다. 2011년 그랑프리 경주에서 한국 경마 사상 최다 연승마(17연승)인 김영관 조교사의 미스터파크와 서울 경마장의 최강마인 신우철 조교사의 터프윈이 격돌하였는데 결승선 전방 50m까지 선두를 달리던 미스트파크가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터프윈에게 역전을 허용하고 패하고 말았다.

 

    경주 후 경마 방송에서 마주실에서 경주를 관람하는 마주와 조교사의 모습을 방송했는데 김영관 조교사와 미스터파크의 소유주인 곽종수 마주의 모습이 보였다. 곽종수 마주가 연신 아쉬움을 토로하는 중에 김영관 조교사의 위로의 말이 생각이 난다. “마주님, 지는 법도 아셔야 합니다.” 세상사 모든 일이 지는 법을 알아야 이기는 법을 알 수 있지 않겠는가? 김영관 조교사는 지는 법을 알았기에 이기는 법을 알아 미스터파크’, ‘인디밴드같은 우리나라 최고의 명마를 배출했다고 생각한다.

 

   김영관 조교사는 2013357104255회로 승률 29.1% 복승률 44.5%를 작성하여 조교사 성적으로는 당분간 깨지지 않을 대기록을 달성했다. 다승 2위인 울즐리 조교사의 승률이 19.8%이고 부산 경마장의 32명 조교사의 평균 승률이 10% 미만인 것을 감안하면 정말 대단한 기록이 아닐 수 없다. 서울 경마장의 역대 최고 기록은 2010년 신우철 조교사가 세운 28264240회로 승률 22.7% 복승률 36.9%이었다. 이러한 외형상의 기록보다는 경주 내용을 들여다보면 김영관 조교사의 전략과 전술이 돋보이는 경주가 아주 많다.


   2013630일 개최된 제주지사배대상경주는 서울의 지금이순간의 낙승이 예상되는 경주였다. 상대마로는 부산의 경부대로우승터치가 거론되었고 김영관 조교사의 용두성로드투프린스는 객관적으로 한 수 아래의 출전마로 보였다. 김영관 조교사의 작전은 경주 초중반 후지이 기수가 기승한 발 빠른 로드투프린스지금이순간을 시종일관 견제하여 지금이순간이 편하게 뛰지 못하고 외곽으로 돌게 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임성실 기수가 기승한 용두성지금이순간바로 뒤 인코스에 편하게 자리 잡아 직선에서 역전하는 그림이었다.


    경주는 작전과 완전히 일치되게 진행되어 결승선 200m 전방에서 인코스를 곱게 따라온 용두성지금이순간을 넘어서기 위하여 강력한 추진을 하고 외측에서는 로드투프린스가 근질지게 따라붙었다. 김영관 조교사의 말 2두가 내, 외측에서 협공하는 형세로 한 순간 지금이순간이 질듯이 보였으나 위기를 감지한 문세영 기수가 강력한 마지막 추진으로 11/4마신 차이로 어렵게 우승하였다. ‘지금이순간과 호흡이 잘 맞고 노련한 문세영 기수가 아니었다면 정말 질 수 있는 경주이었다. 추측이지만 그 경주에서 문세영 기수는 용두성이나 로드투프린스정도는 지금이순간의 상대가 안 된다고 봤지만 정작 라스트에서 깜작 놀라 전력투구하여 가까스로 이겼다.


    그 뒤 811지금이순간‘TJK트로피경주에 출전 했는데(단식1.1, 연식1.0배의 절대 인기마) 1400m 단거리 경주이고 가벼운 주로를 감안하더라도 너무나 무기력하게 4착에 머물렀다. 그 원인은 제주지사배경주에서 지금이순간이 생각보다 훨씬 고전하고 상당한 무리가 따랐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부산의 19조 김영관 마방은 철저한 분업화로 유명하다. 조교사 한명이 북치고 장구 치고 하는 식의 마방 운영이 아니라 조교사는 우수한 마필 확보, 사양 관리는 그 분야의 전문가, 조교는 조교 전문가에게 맡기는 등 전문적인 마방 운영을 도모하고 있다. 향후에도 이러한 노력을 계속한다면 김영관 조교사는 우리나라 경마사에 불멸의 발자취를 남길 것이다. 김영관 조교사야 말로 우리나라 경마계의 진정한 프로이자 승부사라고 말할 수 있다. 김영관 조교사를 보면 생각나는 사자성어가 바로 청출어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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