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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8월(八月, August)

盛夏의 계절, 8월이 시작되었다.
일년중 가장 더위가 심하여 폭염과 열대야에
고통을 받는 계절이라고 하는 것이 맞겠지?
하지만 이 한여름이라는 계절도 나름대로는
의미를 부여받게 된다. 수많은 도시인들은
더위를 피해서 산으로 바다로 휴가를 떠나는
소위 말하는 피서철이다. 대부분의 사업장이
8월초에 휴가를 보내기에 피서지로 떠나는
도로는 마치 주차장을 방불케하며 밀린다.
오래전부터 했던 생각이고 바람인데 휴가를
꼭 이렇게 한 시기에 몰려서 보내야만할까?
서양처럼 본인의 필요에 따라 연중 아무때나
나눠서 가면 안될까? 그렇게 되면 지금처럼
집중되는 현상은 줄어들지 않을까 싶은데...
그저 촌부의 단순한 생각이기는 하지만...

여름의 절정, 8월을 맞이한 오후 문득 시인
고은 선생님의 "팔월상서(八月上書)"라는
시가 떠오르며 오래전 작고하신 할아버지와
몇해전에 세상을 떠나신 아버지 생각이 나서
잠시 울컥하였다. 농부로 사셨던 할아버지와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아버지는 고향보다는
도시생활을 더 많이 하셨으나 농사에 대한
미련과 남쪽바다 고향생각을 많이 하셨다.
그 아버지를 닮아서 그랬었는지 촌부도 역시
조금 이른 나이에 서울생활을 접고 이곳의
산골로 옮겨 15년째 산골생활을 하고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생전을 떠올리게 되는
것을 보니 촌부도 이제 나이듦인가 보다?
비록 농사를 업으로 하지는 않지만 자그마한
텃밭을 일구어 오시는 손님들과 산골가족이
함께 나누고 도시인들에게 쉼터를 제공하는
일을 하며 이곳 산골을 열심히 가꾸고 있다.

팔월상서(八月上書)       

                                    고은

아버지 세벌 김은 다 매셨는지요
마을의 가죽나무 잎사귀 늘어지고
어디에 그늘인들 바람 선선한
그늘이겠습니까
논물은 그런대로 괜찮은지요
이제는 동네방네 물코싸움도 덜하겠지요
제초약 뿌린다 해도 벼 속의 피 한 줄기는 질겨서

늙은 아버지는 바위박이 논뱀이 피사리를 하시는지요
밭두렁은 사나운 쇠비름 명아주풀
몇 섬지기 논에는 벼멸구 걱정이 떠나지 않겠지요
농촌지도소 말치레 그대로 따라서는 도려 큰일나지요
곡식 뿌리야 다치기 쉽고
심복 불볕에도 잔일손 쉴 수 있겠습니까
더덕 같은 손발 백도라지 허리는 어떠하시며

등거리 등때기 허물 얼마나 벗겨지셨는지요
볍씨 찰보리 종자 뿌려서 기르고
그것을 거두는 일밖에 없어도
우순풍조밖에 바랄 것 없어도
그 일이면 어느 나라 일보다 큰일 아닙니까
흰 구름도 때로는 눈코 뜰 새 없습니다
남의 것 내 것 할 것 없이
팔월 한 달의 들은 검푸르러서
산에라도 올라가면그 드넓은 벙어리들이 무서운 우리입니다
산 것 하나도 숨지 않고
제 목숨 다 열어서 사는 제철입니다
여름은 으뜸으로 장합니다
산딸기 고름이 터지고
새터고개 으악새 서슬에 살을 베입니다
아버지 아버지라고 부르기 전에도
이미 아버지 태어나기를 논밭에서 태어나서

이웃집 쌍둥이 서방과 함께 늙으셨지요
모를 낼 때 거머리 피 빨리고
몇 십년 동안 김을 매어
어화자 지화자 아버지의 긴 허리
얼마나 굽으셨는지요
심기보다 기르기 어렵고 길러놓아도 걱정뿐이언만

토지수득세 연부상환 신곡 곡식값으로 걱정뿐이언만
마을 젊은이는 사내녀석도 쪼깐이들도
다 떠나고
늙스구레 해동갑 하루하루 빈 마을이언만
그래도 저녁나절 돌아오는 징소리 사이에

막내동이 깽매기소리가 요란하면
보릿대 연기로 자욱한 마을이
해 넘어간 쪽으로 아버지와 춤이 덩실 하나였지요
아버지 술 한 병 노랑태 한 죽 사가지고 가렵니다
아버지 산소에 가렵니다 아버지

PicsArt_1438464024184.jpg

Atachment
첨부 '1'
  • sims 2015.08.02 13:45
    우리넨 휴가까지도 체면치례에 지나지 않소이다
  • 뽀식이 2015.08.02 14:05
    그러신가?
    휴가다운 휴가 한번 가봤으면 좋겠네.
    작년 가을엔 남도여행이 좋았고
    올핸 지난 봄 수학여행이 좋았는데...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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