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키다리 꽃들(접시꽃과 뚱딴지)...
●접시꽃
어느해 접시꽃 씨앗을 구해 조금 심었더니
해마다 꽃을 피운다. 몇군데 모아놓았는데
올해는 엉뚱한 곳에 싹이 나더니 빨간꽃을
피웠다. 접시꽃은 꽃이 접시처럼 생겼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꽃색깔이 다양하고
키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커다랗다.
그래서 시골에서는 사립문밖에다 심었다고
하는데 아마 집지킴이를 겸한 것이 아닐까?
"처음엔 접시꽃 같은 당신을 생각하며
무너지는 담벼락을 껴안은 듯
주체할수 없는 신열로 떨려왔습니다"
도종환 시인의 ' 접시꽃 당신 '이라는 시의
한귀절이다. 이 시로 인하여 더욱 유명해진
꽃이다. 시인은 아내를 먼 하늘나라로 보낸
슬픔을 표현하면서 접시꽃을 떠올렸을까?
커다란 꽃에서 애절함이나 애잔함이 풍기는
것 같은 생김새나 느낌은 아닌것 같은데...
하지만 떠나간 사랑을 그린 시는 애잔하다.
접시꽃의 꽃말이 '단순, 편안, 다산, 풍요,
애절한 사랑, 열렬한 연애, 열렬한 사랑,
단순한 사랑, 아양 떠는 사랑'이라고 한다.
●뚱딴지(돼지감자)
새로운 시도를 해보면서 밭가의 공터에다
심은 것이 뚱딴지이다. 이 녀석 또한 키가
무척 크다. 그리고 아무곳에나 잘 자란다는
습성을 이용하여 늘 많은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는 자투리 땅을 놀리지않게 함이었다.
또한 노랗고 예쁘게 꽃을 피우는 녀석이라
꽃도 보고 뿌리열매인 돼지감자도 얻고...
一石二鳥(일석이조)를 노리며 심은것이다.
아하~ 또 한가지 더 있구나. 살펴보았더니
이 녀석들이 자라는 곳에는 잡초들이 꼼짝
못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늘져서 그런지
아님 녀석들의 뿌리에 다른 잡초들을 접근
못하게 하는 성분이 있는 지는 모르겠으나
뚱딴지가 자라는 곳은 그다지 잡초를 뽑을
걱정은 없어 좋다. 머잖아 꺽다리 뚱딴지가
꽃을 피우면 밭길은 예쁜 꽃길이 될 것이다.
뚱딴지 길이라고 이름을 지을까?
데이트 때 손안에 잡히는 또 하나의 손에서
느꼈던 구름위의 구름이 느껴지는 듯하다.
지금은 장작개비같이 투박한 손이지만 내겐
한없이 애잔함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