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6월 마지막날과 7월 첫날...
어제 6월 마지막날,
올해 해야할 나무 전지작업을 마무리했다.
그동안 단지에 있는 나무들은 거의 모두다
가지를 자르고 다듬는 전지작업을 해왔다.
그런데 카페뒷쪽을 잊고 있다가 생각났다.
즉시 빨간장갑을 끼고 손수레에 전지가위
두종류를 비롯하여 톱, 낫, 밧줄을 싣고서
출동을 했다. 아마 가만이 숨죽여 숨어있던
나무들이나 잡풀들이 겁을 잔뜩 집어먹고
바들바들 떨었을 것이다. 카페뒷쪽은 다른
곳처럼 전지작업을 한다기보다는 우후죽순
자라난 잡목을 잘라내고 잡풀을 베어낸다는
것이 맞는 표현일 것이다.
지난해 이맘때쯤 모두 잘라내고 베어냈는데
일년 사이에 어떻게 이렇게 잘 자라고 또한
많이도 자랐을까? 씨앗은 어떻게 이곳까지
왔으며, 다른 나무들보다 빨리 자라는 것이
무척 궁금했지만 그것보다 제자리도 아닌데
너저분하게 자라서 보기도 그렇고 또 촌부를
애먹이는 것이 싫지만 어쩌겠는가? 아마도
촌부에게 게으름을 피우지 말고 일을 하라고
온갖 잡목과 잡풀들이 시험을 하는가 보다.
날씨는 후덥지근하고 습기가 많아서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흐른다. 얼굴은 땀범벅이고
머리에서 부터 등줄기를 타고 줄줄 흐르는
땀으로 목욕을 하는 듯하다. 엄청나게 덥다.
아침나절에 시작한 일은 오후까지 이어졌다.
잘라내고 베어내고 뽑아낸 잡목과 잡풀들이
뒷마당에 가득이다. 점심하러 올라와서 잠시
오수를 즐긴후 다시 일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갑작스레 소나기가 쏟아진다. 요즘은 제대로
내리는 비보다 소나기에 생명수를 의존하는
산골의 식물들이다. 가뭄이 이어지고 있지만
가끔 내리는 소나기가 너무 고마운 것이다.
뒷마당에 가득 베어놓은 나무와 풀은 치우지
못하고 소나기 덕분에 그냥 푹 쉬게 되었다.
산골에서 비오는 날은 공치는 날이니까...
소나기 때문에 뒷마무리를 하지는 못했지만
깔끔해진 모습이 시원하고 흐믓한 마음이다.
●7월 첫날 아침,
비가 내리는 소리에 잠을 깼다.
아마 새벽부터 내렸나 보다. 밭에 나가서
요즘 하루가 다르게 잘 자라는 오이에게
타고 올라갈 지지대를 더 높여줄까 했는데
비가 내려 일을 못했다. 한바퀴 돌아보고
그냥 들어왔다. 얼마나 내릴지는 모르지만
비내리는 촉촉한 아침의 느낌이 무척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