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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나무 이야기...

하나,
오는 겨울 난로 땔감용으로 준비를 해놓은
나무를 천막용 비닐로 덮어놓고 밧줄로 꽁꽁
묶어 놓았다. 지난 늦겨울과 초봄 시나브로
뒷산에서 아내와 함께 힘들게 끌어다가 내려
놓은 통나무다. 산에 여기저기 흩어져 있을
때는 몰랐는데 차곡차곡 쌓아놓으니 마음이
뿌듯하고 마치 부자가 된 것 마냥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흐믓하다. 이렇게 나무는 우리를
즐겁게 하고 겨울날 땔감이 되어주는 고마운
자연의 선물이다.

둘,
며칠전 아내와 함께 시냇가 펜션주변 나무들
전지작업을 했다. 키높은 나무는 사다리를
타고 전지가위와 톱을 사용하여 너저분하고
촘촘하게 뻗은 나뭇가지를 베어내고 자르고
다듬어 주었다. 그때는 땀흘리며 일하느라
힘들다는 생각뿐이었는데 깔끔해진 주변을
거닐다보니 기분도 좋고 지난날 생각이 나서
혼자 미소를 지었다. 어린묘목을 사다 심던
때가 어언 15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때는
이렇게 자라리라는 생각을 못했었다. 그냥
어서어서 무럭무럭 잘 자라서 나뭇그늘을
만들어 주는 나무가 되어 주기를 바랬었다.
이렇게 나무는 작은 소망을 갖게 하고 또한
커다란 기쁨으로 보답하는 아름답고 소중한
자연의 식구이다.

셋,
이번에는 다시 단지 중앙통로의 나무들을
깔끔하게 단장하기 위하여 시작하였다. 이
일은 가능한 다른 일을 하고 남은 자투리의
시간을 주로 이용하다보니 대부분 어둑어둑
해질녘이다. 또한 이 일은 급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바쁜 것은 더더구나 아니다. 오늘
못하면 내일하면 되고 모레하면 되는 것...
힘은 들어도 아내와 둘이서 합심하여 하는
일이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즐겁게
하는 일이라 좋다. 잘라낸 나무를 나르는 일
또한 꽤 힘들다. 이렇게 나무는 사람을 아주
힘들게도 하지만 그 힘이 드는 이면에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기쁨과 보람으로 이어주는
커다란 힘을 갖고 있어 좋다.

그리고,
일을 마치고 술을 전혀 입에 대지도 못하는
아내가 술을 한잔하잖다. 뭐가 잘못되었나
싶어더니 맥주에다 이것저것 넣은 이름하여
맥주칵테일을 만들었단다. 술을 전혀 못하는
아내인데 이것만은 한잔할 수 있을 것 같아
만들어 보았다고... 그런데 결과는 역시나!
촌부는 시원하고 달달하여 꿀꺽꿀꺽 아주 잘
넘어가는데 이 아줌마 몇모금 하더니 도저히
안되겠다고 잔을 놓는다. 덕분에 두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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