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고사리를 꺾다보면...
산골의 고사리는
아주 신기한 것 같다.
숲속 나무밑에
풀섶 마른풀사이에
마치 숨박꼭질을 하듯이
가만히 숨죽이고 꼭꼭 숨어 있다.
산골의 고사리는
묘한 힘을 가진 것 같다.
올라갈땐 안보여도
내려올땐 눈에 띠고
발로 밟고 있어도 모르는
아주 신비롭고 재미있는 모습이다.
산골의 고사리는
별명을 쑥쑥이라고 해야겠다.
고개를 숙인채
흙을 밀고 나오다가
하루사이 키도 자라고 잎이 피는
엄청 성질이 급한 신기한 식물이다.
●요즘 산골은 산나물중에 으뜸이라고 할
수 있는 고사리철이다. 부근 두어군데의
군락지에서 채취를 하고 있다. 깊은 숲은
촌부가 다녀오고, 가까운 뒷산은 아내가
손맛을 보는 곳이다. 신기하게 나름대로
보호색을 띠고 있는 고사리를 꺾다보면
다른 나물들은 눈에 들어오지를 않는다.
비탈진 언덕 숲속을 거의 기다시피하며
꺾다보면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게 된다.
아마도 고사리를 꺾는 것은 중독성있는
것 같은 우리부부의 작업이 아닌가 싶다.
군락지 숲으로 가기만 하면 정신없으니...
이제 두릅은 내년을 기약해야할 것 같다.
더 이상 꺾게 되면 안된다. 어제 올해의
마지막 채취를 하였다. 참취로 장아찌를
담근다기에 잎이 조금 큰 것을 뜯어다가
주었더니 연한 걸로 뜯어오지 그랬냐며
핀잔이다. 우리들에게 좋은 선물을 주는
자연에게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다.
트라우마가 있다. 젯밥에 눈이 멀었는지
음복에 씹히는 고사리의 맛과 향은 언제고
으뜸이다. 제물로 고사리를 올리는 이유는
몰라도 알 것 같다.